이혼 후 "절대 재혼은 안 할 거야"라고 선언했던 친구가 있다. 누구나 그런 심정일 것 같다. 다시 실패할까 봐, 또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다가 상처받을까 봐. 이혼을 겪은 사람들은 한동안 새로운 관계에 대해 조심스럽고 두려워한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 같은 것이기도 하다. 한 번의 실패가 다음 만남을 거부하는 이유가 되는 것도 이해는 간다.

친구는 수년간 그 신념을 지켜냈다. 재혼은 절대 안 하겠다는 다짐이 얼마나 확고했는지, 글쓴이 앞에서도 여러 번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치 자신을 설득하는 것처럼. 주변에서 "새로운 사람 만나 봐", "시간이 약이야" 같은 말을 해도 친구는 단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 계획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갑자기 한 사람을 만났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만남이 사람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친구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표정이 밝아졌고, 말투도 부드러워졌다. 눈빛도 달랐다. 마치 무언가를 발견한 사람처럼, 또는 누군가에게 필요로 받는다는 기분을 새삼 깨닫기라도 한 듯이. 글쓴이는 그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어디서 만났어?"라는 질문에 친구가 내놓은 대답은 '***'였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군가와 만날 수 있는 시대. 요즘 많은 사람이 그곳을 통해 인연을 맺는다고 한다. 낡은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만남. 글쓴이도 그 말을 들으며 생각해 본 것 같다. 이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문제는 그 이후였다. 두 사람이 그려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것. '알콩달콩'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확히 그런 분위기였다. 자주 얼굴을 맞대고, 말 없이도 통하는 기분.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들이 보인다.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친구를 매일 마주하면서 글쓴이의 마음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던 무언가가 친구에게는 이미 현실이 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친구의 모습이 증명하고 있었다.

이혼 후 재혼을 거부하는 심리의 밑바탕에는 대부분 두려움이 있다. '또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심적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안다. 하지만 그 벽을 허무는 건 논리나 설득이 아닐 수도 있다. 타당한 이유나 현명한 판단 같은 것도 아니다.

결국 옆에서 누군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경험이 가장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친구의 변화를 지켜본 글쓴이가 재혼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논증이 아니라 감정이, 설득이 아니라 현장이, 말이 아니라 표정과 몸짓이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갖는다.


📌 원문 발췌

절대 재혼 안 한다고 했거든. 근데 갑자기 자기 좋은 사람 만났다고 하더니 사람이 완전 달라졌어. 지금 둘이 알콩달콩 한 모습보니까 괜히 부럽더라.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