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의사가 여성에게 제시한 조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이었을까.
그의 제안은 이러했다: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함께 살되, 거기 딸린 대출금도 본인이 다 갚아주겠다는 것. 그리고 여성은 집에서 살림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조건인 것으로 보인다. 자가(自家)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상당한 자산이고, 대출 상환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도 경제적 이점으로 평가될 수 있다. 게다가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보장받는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제안을 받아야 할 여성들의 직업군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여성 출연자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대부분 이미 상당한 경제적 독립성을 갖춘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연매출 20억대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표, 국제 회담과 협상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동시통역사, 전통 악기인 가야금을 가르치는 강사 등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직업을 가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제 활동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증명해 보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갖춘 것은 직업이 아니라 자립의 증거로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것이 만드는 역설은 흥미롭다. 제안이 클수록, 즉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제시할수록, 동시에 그 사람이 포기해야 할 것도 더 명확하고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연매출 수십억 대의 소득 활동을 모두 멈추고 집에서만 있어달라는 제안은,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손해 보는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금 상환액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그들이 포기하는 소득의 규모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좋은 조건일수록 역설적으로 그 조건의 진정한 가치가 떨어져 보이는 현상으로 읽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깊게 보면, 이 제안의 구조는 순수한 호의보다는 협상에 가깝게 읽힌다. 나이 많은 쪽이 경제력으로 어린 쪽을 설득하는 전통적 결혼 제안 방식이지만, 여기서는 그 설득 대상이 이미 자기 발로 선다는 점이 중요하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먹여 살려줄 테니 직업을 포기하라'는 제안이 얼마나 약한 설득력을 갖는지는, 글쓴이의 "굳이 왜?"라는 한 문장의 의문에 모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는 이유는 프로그램의 포맷 때문이기도 하다. 나이 차이나는 남녀가 만나는 상황에서 경제력 있는 남성이 보통 주도권을 가진다는 통상적 기대가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여성들의 직업 스펙이 시청자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그 덕분에 조건 제시의 진정한 무게가 드러나 보이고, 뭔가 놓친 부분은 없을까 하는 의문도 함께 떠오르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자가 있고 자차 있고 능력도 좋은 사람이 굳이 왜…? 다른 여출 직업도 연매출 20억 쇼핑몰 대표, 동시통역사, 가야금 강사 등인데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