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무 중 갑작스러운 출장이 생겼다. 원래 함께 가기로 한 동료가 갑자기 불가능해지자 같은 팀의 누군가가 대신 따라나가게 됐고, 그가 바로 이 글쓴이의 상대였다. 평소 직장에서 친분이 있던 사이였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 중, 용기를 내어 마음을 전했고 상대도 자신을 향한 감정이 있다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처음 밤을 같은 침대에서 보낸 후부터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대의 집에 아내와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정을 멈플 수 없었다고 한다. 1년이 흐른 지금도 매일 회사에서 만나고, 일반적인 연인처럼 밥을 함께 먹고 술을 마신다. 출장이라는 명목으로 주말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직장인 연인 관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글쓴이가 지난 1년간 느낀 것은 이 관계의 근본적인 벽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오래 함께해도 상대의 진짜 모습을 알기 어렵다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상대는 자신의 일상이나 진정한 생각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1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이것은 단순한 친밀감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불륜 관계의 특징 중 하나는 정보의 비대칭성인 것으로 보인다. 한쪽은 상대의 가정, 일상, 내면을 거의 알 수 없으면서 감정만 깊어진다. 반면 상대는 자신의 리스크를 관리하듯 정보를 통제한다.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글쓴이는 친구들에게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는 말하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어머니가 "만나는 사람 한 번 데려와 봐"라고 할 때도, "나중에"라고만 답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는 처음부터 숨겨지도록 설계되었고, 그 속에서 한쪽이 무엇을 잃어가는지에 대한 대화는 없다.
더 아픈 부분은 관계의 비대칭성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부르면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달려간다. 그런데 정작 글쓴이가 만나고 싶을 때는 만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사랑이 부족해서"라고 해석하는 것은 틀렸다. 이는 관계가 처음부터 어떻게 설계되었는지의 문제다. 한쪽은 선택권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는 구조다. 그렇기에 아무리 깊은 감정을 가져도, 그것만으로는 이 구조를 바꿀 수 없다.
글쓴이가 마지막에 남긴 질문은 의미심장하다. "기대를 많이 하면 안 될까. 마음을 비우고 계속 이 사람을 봐야 할까?" 이 질문 자체가 이미 답을 포함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무리 기대를 낮춰도, 아무리 마음을 비워도, 이 관계의 구조는 바뀌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필요에만 반응하는 자신의 위치도, 인정받을 수 없는 관계라는 현실도 그대로다. 진짜 변해야 할 것은 기대나 마음이 아니라, 관계의 구조 자체일 수 있다.
📌 원문 발췌
아내와 딸이 있는 걸 알면서도 마음을 멈플 수가 없었어요. 1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잘 모르는 점이 너무 많고, 그 사람이 부르면 약속을 다 비우고 달려가는데 정작 필요할 땐 만날 수도 없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