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의 일상 속에서 무언가 빠져 있다고 느끼는 남편의 사연이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왔다. 결혼 후 수년이 흐르면서, 관계 속 '감정적 교환'의 부재가 얼마나 사람을 소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글쓴이는 아내와 함께 아이 한 명을 키우면서 맞벌이를 하고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평일 저녁에 돌아오는 패턴이 일상화되었다. 그런데 아침은 제대로 챙겨먹은 날이 거의 없다. 평일 저녁 밥상에는 반찬가게 반찬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말에는 아내가 요리하는 날도 있지만, 글쓴이는 이것을 '자신을 돌보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남편에게 음식을 차려주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아내 머릿속에는 없어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감사 표현의 절대적 부재다. 아내는 일상에서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글쓴이가 일찍 퇴근하는 날 먼저 '오늘은 내가 아이를 데려올게'라고 제안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 한 마디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감사의 표현이 나올 법도 한데, 아내는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인다. 이런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글쓴이의 마음 속에는 점차 공허감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기여하는 것들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그리고 그 감정을 함께할 누군가가 없다는 외로움이 겹쳐진다.

흥미로운 점은, 글쓴이가 아내의 성격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관계의 파편화 상황에서 상대를 전적으로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관계 속 소진을 경험하는 상태가 어떻게 동시에 가능할까. 그것은 바로 맞벌이 가정에서 역할 분담은 정착되었을지 몰라도, 감정적 교환이 따라오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상대의 성격은 나쁘지 않은데,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 계속 외면당하는 경험은 차라리 더 복잡한 상처를 만든다. 글쓴이는 거울을 볼 때마다 자조적인 한숨을 내쉰다. '내가 정말 그렇게 말해지는 그런 사람이 된 건가' 하며.

이 시점에서 글쓴이는 온라인에서 본 국제 커플의 모습에 대한 부러움을 표현한다. 특히 일본 국적의 배우자와 살아가는 한국인 남편들의 이야기에서 '든든한 아침밥', '풍부한 감사 표현'이라는 문화적 차이를 읽어낸다. 그것이 과장된 선망일 수 있음을 알면서도, 마음은 현재의 관계를 부정하고 싶어 한다. 비교의 악순환이 자괴감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글쓴이는 이혼을 고려하다가 부부 상담의 필요성에 도달한다. 이 단계의 이동은 중요하다. 문제를 상대의 탓으로 귀결하지 않고, 관계 자체를 외부의 도움을 받아 진단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겪는 우울감은 성격 불일치가 아니라, 감정적 소통의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신호에 반응하는 방식이, 결국 이 관계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와이프는 평소에 고맙다 미안하다는 표현을 거의 안 합니다. 고맙다고 표현해줄법도 한데 당연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