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변화가 당사자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가 3개월 전부터 느낀 이상한 신호가 그렇다.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 대화하려 할 때 내용이 미리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말을 꺼내기 위해 눈에 띄게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혀가 무거워진 것은 아니고, 입이 나빠진 것도 아니다. 뭔가 뇌에서 단어를 꺼내는 과정이 흐릿해지고, 그 사이사이에 빈틈이 생겨난 느낌인 것 같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마음속에 단어들이 있는데 그걸 찾는 시간이 늘어난 듯한 막연한 불안감이 따른다.
당사자가 의심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평일 기준으로 6시간 이하의 수면을 몇 개월 지속해 왔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피로로 쌓여가는 와중에도 특별히 개선하지 못한 상황인 것 같다. 둘째는 AI와 컴퓨터, 그리고 키보드라는 도구들이 일상의 거의 모든 소통을 중개하고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직업상 주로 컴퓨터와 키보드로 대화하는 환경 속에서 말 자체를 쓸 일이 크게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원인이 서로 얽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 수면 부족은 뇌의 인지 기능과 기억 인출 능력에 실제적인 부담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동시에 구어(입으로 하는 말)의 사용 빈도가 계속 줄어들면, 언어 신경 경로도 서서히 활성화가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한 피로로는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가 느끼는 감각은 더욱 구체적인 것으로 보인다. 대화하는 와중에 '허공에 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치 무중력 상태에 서 있는 것처럼, 말의 기반이 사라져 버린 듯한 당혹감인 것으로 보인다. 말이 입 밖으로 나가기 전에 이미 흩어지고, 흩어진 것을 다시 모아 꺼내려니 시간이 걸린다. 타인의 눈에는 '꾸역꾸역 말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뭔가 내부에서 끊긴 연결고리를 무리하게 이어 맞추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개인의 생활 구조도 숨어 있다. 당사자는 '혼자가 편한 스타일'이라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것 자체는 정상적인 성향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되면 대면 대화의 기회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문자·타이핑으로 소통하는 시간은 늘고, 음성으로 실시간 대화하는 시간은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구어 자체를 쓸 기회가 점점 사라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당사자의 깨달음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러 사람들을 만나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갖기 시작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단순히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스스로 감지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 변화가 불편하고, 뭔가 비정상적으로 느껴진다는 신호를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인이 정확히 뭐든 간에, 현재의 생활 방식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자각이 생겨났다는 의미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인이 수면 부족인지, 디지털 소통 과잉인지, 아니면 둘의 조합인지 특정하는 것은 덜 중요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뭔가 이상하다'는 자신의 감각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원문 발췌
이삼개월 전부턴가 단어 생각이 안 날 때가 있고 대화시 내용이 머리에 미리 안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주로 컴퓨터와 키보드로 대화하는 직이긴 합니다만 대화 시 허공에 서 있다는 느낌도 꽤 당황스럽더라고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