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의료계가 심정지 후 장기이식 조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일본심장학회가 최근 이러한 방향성을 공식화했으며, 내년까지 의료 현장의 실무적 문제와 윤리적 이슈를 면밀히 살펴본 뒤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에 전문가 의견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적 가능성과 제도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일본의 장기이식 시장은 심각한 수급 불균형에 직면해 있다. 일본장기이식네트워크의 자료에 따르면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약 790명에 달하고 평균 대기 기간은 5년을 넘는 상황인데, 작년 뇌사자 기증으로 이루어진 심장 이식은 전체 146건에 그쳤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오래전부터 고착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단순히 기술 부족 차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일본 사회 고유의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것이 뇌사에 대한 국민 정서다. 일본 국민 다수는 뇌 기능이 완전히 손상된 상태라도 심장이 뛰고 있으면 생명이 남아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뇌사를 죽음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데 사회적 저항감이 뿌리 깊다는 의미다.

여기에 일본의 정치 구조가 덧입혀진다. 의료계는 현행 법령 개정 없이도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강력한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후생노동성과 국회라는 정치적 절차를 반드시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일본 의료 개혁의 최대 난제라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의료계 단독으로는 추진이 어렵고, 정치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의료 기술의 발전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심정지 이후 인공 심폐 장치를 이용해 혈액 순환을 유지하고 장기의 기능을 보존하는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이미 이러한 방식의 장기이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 결과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도 비슷한 논의 과정에 있다. 한국은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 방식을 법제화하기 위한 입법 과정을 진행 중이며, 관련 공청회 등이 열리고 있다는 보도다. 현재는 의료기관 도착 후 뇌사 판정 및 장기 적출 전 순환정지가 발생한 제한된 상황(카테고리 4)에서만 일부 장기의 기증이 예외적으로 가능하지만, 의료계는 카테고리 3 단계(의료기관 도착 후 뇌사 판정이 아닌 상태에서 가족의 연명치료 중단 동의 후 순환정지 발생 상황)로의 확대를 제언하고 있다. 일본이 기술은 갖춘 채 제도의 벽에 부딪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입법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제도화 단계에 진입한 상황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일본심장학회는 장기이식조건을 확대해 공여자가 심정지후에도 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최근 의료기술 및 의료보건인프라의 발달로 인해 뇌사자 발병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으나 장기기증대기자의 숫자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