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다. 남편은 회식 문화가 많은 회사에 다니고, 아내는 그동안 남편의 음주를 거듭 불편해해왔다. 결혼 전부터 술이 나올 때마다 싸웠고, 이제는 깊은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상태라고 한다. 두 사람 다 일로 바쁜 와중에도 술 문제만으로도 충분한 갈등인데, 어제 있었던 한 건의 술자리가 더 복잡한 구조를 드러냈다.

남편이 사수와 술을 마신 후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는 "왜 마셨어?"라고 물었다. 남편의 답은 이랬다. 직장의 한 동료가 퇴사하게 되어, 그 사수와 둘이서 술을 마셨다는 것. 그 말을 듣자 아내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만두는 것과 오늘 술마시는 게 정확히 무슨 상관이냐"고.

이 질문이 남편을 화나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은 자신이 꼭두각시가 아니라고, 술을 마실 때마다 미리 말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냐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드러난다. 아내가 원한 것은 사실 '허락'이 아니라 '사전 공유'였던 것 같은데, 남편이 이를 '통제'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은 아내가 술을 싫어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 미리 말하면 결국 곱게 보내주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 그래서 말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그보다 더 큰 싸움이 터진다. 양쪽 모두 같은 악순환 안에 갇혀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남편이 갑자기 직장 이야기로 도약해버린 것으로 보인다. 장인이 소개해준 자리이기 때문에 부당한 일도 참고 있다면서, 차라리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가가 4시간 거리라면서 주말마다 가는 건 어떨지, 본가에서 일도 하면 돈도 올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술 한 잔의 갈등이 순식간에 직장 이직, 생활 방식 전반, 부모와의 관계까지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아내 쪽의 패턴도 명확해 보인다. 싸울 때마다 자존심을 접고 양보하는 쪽이 자신이라고 느끼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면 남편은 마치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미안한 말도 없다는 것. 이런 반복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보니 이번엔 정말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태에 이른 것 같다.

정작 핵심은 술 그 자체보다 '말하는 방식'의 차이에 있을 수 있다. 아내가 요구한 사전 연락은 남편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부부로서 최소한의 협의를 원하는 신호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남편이 이를 이미 '허락을 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이상, 남편 쪽에서는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갑자기 직장 불만을 터뜨린 것도, 술 문제 자체보다는 미세하고 반복적인 갈등이 쌓여 왔다는 깊은 신호로 볼 수 있다.

다음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술을 놓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소통의 구조 자체를 먼저 합의하는 데 있을 것 같다. 남편이 느끼는 통제감, 아내가 원하는 투명성, 이 둘을 분리해서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 문제처럼 갑자기 튀어나오는 깊은 불만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따로 시간을 내서 차근차근 들어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원문 발췌

남편이 사수랑 술을 마시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럼 그 사람이 그만두는 거랑 오늘 술마시는 게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고, 남편은 자신이 꼭두각시가 아니라며 매번 술 마실 때마다 미리 말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냐고 화를 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