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내에서 침묵이 깨질 조짐이 보인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두고 일선 판사들이 공식적인 입장 표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재제청이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국회에 제청했으나 임명되지 않은 후 다시 같은 인물을 또 제청하는 행위를 뜻한다. 한국 사법 역사상 찾기 어려운 사례인 만큼, 현직 판사들도 이를 '전례 없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오전, 법원 내부 통신망을 통해 한 부장판사가 글을 올렸다. "침묵의 의미"라는 제목의 글로, 이는 판사 사회 내에서 처음으로 전국법관대표회의라는 공식 채널을 통해 이 사태에 대한 공동의 입장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한 의견 제시가 아니라, 조직적 차원의 대응을 촉구한 메시지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부장판사는 글에서 "향후 정권과 관계없이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한" 대법관 재제청 사태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현 정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정치체제 차원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과 법관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고 건의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규칙상 명확히 정해진 이 기구의 임무(제6조)를 근거로 들면서, 침묵하지 말고 행동하라는 신호를 보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국의 모든 판사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로, 사법행정과 법관의 독립성 보호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논의한다. 평소에는 정기적인 회의만 열리지만, 시급한 사안이 발생하면 임시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부장판사가 촉구한 것이 바로 이 임시회의의 개최다. 현직 판사가 이러한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적으로 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일은 그 자체로 사법부 내부의 긴장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타이밍은 이러한 요구가 정치권의 압박과 거의 동시에 터져 나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 진영에서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사태가 정치적 쟁점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판사 사회의 이 움직임은 외부 정치권의 압박에 앞서 사법부 자체의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라는 점에서 다르다. "우리 내부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실제로 임시회의를 소집할 것인가, 그리고 회의가 열린다면 판사들 사이에서 어떤 공동 입장이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판사 개인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도 법관독립의 원칙을 지키려는 고민이 이번 요구 속에 담겨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법부 내 첫 공식 목소리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 원문 발췌
전례없는, 그리고 향후 정권과 관계없이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한 대법관 재제청 사태와 관련하여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의 개최를 촉구한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