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 비어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과 정책 담당자들은 청년 세대가 왜 시골로 내려가지 않느냐는 불만을 자주 드러낸다. 농업인구 감소, 고령화, 지역 공동화 같은 통계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자국민이 왜 농촌일을 외면하는가. 그런데 이 질문 자체가 문제를 제대로 본 것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청년이 농촌으로 가지 않는 현상을 단순한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만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사회 구조가 만든 결과로 봐야 하는 건 아닐까.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하나에서 흥미로운 질문이 제기됐다. 정부가 강조하는 청년 귀농 정책이 과거 역사 속 다른 나라들의 사례와 어떻게 다른지 묻는 내용이었다. 특히 중국의 사례가 언급됐는데, 수십 년 전 도시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운동과의 유사성이 눈에 띈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국가가 청년들을 농촌 이동으로 유도하는 정책 기조에서 역사적 반복이 보인다는 관찰로 읽혔다.
소련도 흥미로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곤 한다. 소련 역사에서 농촌 배치는 '계층'의 문제였다고 알려져 있다. 교육 수준이 낮거나 도시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청년, 정치적 백그라운드가 없는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보내지는 구조가 존재했다는 기록인 것으로 보인다. 농촌은 하층민의 몫이라는 암묵적 위계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정책에서 청년을 농촌으로 유도할 때, 그것이 상향 이동의 기회가 아니라 기존 사회 계층 구조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기능했다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상황은 여기서 더욱 역설적인 국면을 맞이한다. 586 세대가 청년이던 시기, 농촌은 반대로 피해야 할 곳이었다. 부모들은 농촌을 벗어나기 위해 소를 팔아서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냈다. 그것이 계층 상승, 도시 진출의 유일한 길이던 시대였다. 탈농이 곧 근대화, 상향 이동의 상징이었던 세대가 이제 청년들에게 귀농을 권하는 모습은, 지난 수십 년간 만든 사회 구조 자체를 묻는 질문이 되어 버린다. 이는 단순한 농촌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가 지난 세기 동안 만든 가치 체계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도 읽히는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자발성 없는 귀농 정책의 한계도 지적되곤 한다. 국가 주도 캠페인으로 시작된 농촌 이동은 정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정한 귀농은 개인의 선택과 준비에서 나오는데, 정책이 인프라·소득·삶의 질 같은 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인구만 늘리려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반복된다. 정책이 근본적인 구조 개선 없이 인구 이동만 권장할 때, 농촌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 아니라 '가야 하는 곳'으로만 남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진단이 있다.
📌 원문 발췌
***이가 몇년전인가 농촌으로 청년들이 가자 운동 햇잖아요. 586때는 아이러니하게 농촌 싫다고 소를 팔아서라도 대학보냈지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