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을 함께한 부부가 겪은 '침묵의 시간'이 한 누리꾼의 사연으로 올라왔다.

남편의 불만은 단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을 호칭하는 방식이었다. 정확히는 남편을 '자기'라고 부르지 않고 '야'라고 부른 것. 듣기로는 작은 일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남편의 반응은 결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날부터 입을 굳게 다물어버린 것.

아내의 입장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고 전해진다. 결혼 15년차에 호칭 하나를 두고 이렇게까지 심기가 상한다는 걸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아침에 밥을 먹으라고 부르니 남편은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아내의 눈에는 남편의 행동이 단순한 삐침을 넘어 일종의 '정서적 단절'로 읽혔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떠오른 비교대상이 있었다. 친구네 부부의 모습이었다. 그쪽 남편은 아내가 어떻게 불리든 웃으면서 넘어간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칭으로 심기가 상하지 않는 것. 같은 성별, 비슷한 결혼 연차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반응이 다를 수 있다.

문화적 맥락에서 보면 한국 부부 사이에서 '자기'라는 호칭은 제법 상징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호칭은 배우자를 존경하고 친밀함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야'는 더 가벼우면서도 거리감이 있는 느낌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호칭 자체라기보다 따로 있어 보인다.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부부 사이의 일상 언어는 자연스럽게 변한다. 처음엔 존댓글을 쓰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서 말투가 편해진다. 호칭도 비슷하다. 함께 사는 시간이 쌓이면서 형식적인 존경보다는 편함이 우선되기도 한다. 이건 오래된 관계가 거치르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하지만 이 변화를 상대방이 '무시'로 읽으면 어떻게 될까. 감정의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아마도 남편이 입을 다문 건 호칭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자신이 무시당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느껴서일 수 있다. 친구들 앞에서의 호칭이 그 감정을 건드린 계기가 된 것.

남편의 침묵은 그렇다면 어떤 신호일까. 일단 불만의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대화의 거부기도 하다. 마음의 상처를 언어로 설명하는 대신 입을 다물어버리는 방식은 상대에게 죄책감을 자극한다. 상황은 더 꼬인다.

오랜 결혼생활 속 이런 식의 충돌이 반복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피로감이 깊어진다. 호칭 하나, 말 한 마디 같은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느껴지는 현상이 생긴다. 부부가 풀어야 할 건 호칭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상대를 대하는 방식에 담긴 존중이 어디쯤 가 있는지 다시 확인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 원문 발췌

내가 친구들 앞에서 자기 대신 야 라고 불렀대 결혼 15년차에 그게 삐질 일임 친구네 남편은 와이프가 이름 막 불러도 웃고 넘긴다던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