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빠뜨리지 않던 외식 루틴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도 그중 한 명인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마음에 드는 장어집은 1년 중 1~2회 꼭 찾아가는, 그런 특별한 장소다. 가족 식구들도 모두 그곳의 맛을 좋아했고, 찾아갈 때마다 설렜다고 한다.
장어는 그냥 음식이 아니다. 미역국, 닭백숙, 삼계탕처럼 우리네 가정에서는 '보양'의 이름으로 찾아지는 메뉴 중 하나다. 특히 비용도 만만치 않은 고가 음식이기 때문에 자주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언제 또 먹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으며 기다리게 되고, 담달 초가 오면 '아, 이맘때쯤이지' 하며 찾아가는 그런 의례적 외식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정해진 루틴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그 시기의 '약속'이 되어버린다.
올해는 유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담달 초가 다 가도록 한 번도 발걸음을 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깨달은 순간 뭔가 허전함이 밀려왔을 것 같다. 매년 꼬박꼬박 지켜오던 루틴이 빠진 것만으로도 올해 한 해가 뭔가 불완전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단순한 '한 끼 외식'을 놓친 게 아니라, 가족과의 약속,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는 이정표 같은 것을 놓친 기분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담달 초에 있을 식구의 생일을 계기로 드디어 장어집 예약을 확보했다고 한다. 늦어졌지만 올해도 결국 그곳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에 설렘이 생겼을 것 같다. 기다림 끝에 맞이할 그 날의 식탁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가족 모두 떨떠름한 마음이 가득 찬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소 다이어트 중이라고 했던 딸은 그날만큼은 다른 결의를 세웠다. "맛있으면 제로칼로리"라는 논리로 과식할 준비를 마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건 많은 직장인과 부모 세대가 경험했을 만한 익숙한 패턴인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날에는 일상의 규칙도 잠깐 내려놓는다. 사무실에서 스트레스받으며 신경 써온 열량 계산, 당신의 다이어트 계획도 그날만큼은 일시 휴보(休보)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외식 자체도 외식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이 자리, 이 시간에서만큼은 예외를 허락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작동하는 것 같다. 어쩌면 그게 특별한 날이 특별한 날일 수 있는 이유 아닐까. 규칙의 무게에서 벗어나 순간의 즐거움에만 몸을 맡기는 그런 시간. 그게 모인 기억이 우리 인생에 차곡차곡 쌓인다.
군침도는 심정으로 기다리던 날이 이제 손에 닿을 거리다. 한 번 빠진 루틴을 되찾는 기분, 미루던 그리움을 채우는 기분은 어떨까. 그 자리에서 가족들과 나눌 웃음, 그리고 그 장어의 맛이 올해의 공백을 얼마나 채워줄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 의미 있는 저녁이 될 것이라는 생각만 든다.
📌 원문 발췌
년에 한두번은 지역에 갠춘한 장어집에 갑니다. 올해는 한번도 안갔네요. 담달 초에 식구 생일이 있어서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