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게임을 클리어했을 때만 해도 특별히 불평할 게 없었다고 한다. 스토리 자체가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결말 자체는 충분히 희망적이었다. 게임을 끝낸 그 순간 플레이어는 만족스러운 엔딩을 받았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면, 그냥 "괜찮은 게임"이었다. 복잡한 스토리도 아니고, 나쁜 결말도 아니고, 뭔가 희망적인 무언가로 마무리되었으니까.
하지만 모든 게 뒤바뀌는 순간이 왔다. 전작의 스토리를 뒤늦게 접하게 되면서다. 그제야 처음엔 잘 모르고 봤던 결말의 의미가 급격하게 변해버렸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 이 결말이 이렇게 될 일이었나?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허무함이 덮치고, 탄식이 터져 나온다. 뭔가 깨달았을 때의 그 특유한 좌절감이 온다는 표현도 나온다. "마지막에도 결말 자체는 희망적이라 괜찮았다"고 생각했던 게 순식간에 다른 감정으로 변해버린 것으로 보인다.
일어난 일은 간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작에서 다뤄진 스토리 설정들이 후속작의 내용 전반을 소급적으로 무의미하게 만드는 구조였던 것으로 보인다. 전작의 스토리를 모를 땐 속편의 결말이 희망적으로 보이지만, 전작을 알고 나면 그 희망이 얼마나 허약한지 드러나는 상황이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어가 처음 본 게임에서 경험한 모든 감정과 판단이, 뒤늦은 정보에 의해 전부 부정되는 형국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메커니즘일까. 전작에서 주인공이 이루어낸 어떤 목표나 상황이 있다고 하자. 그게 후속작에서 진행되는 모든 사건들의 토대를 부정해버린다면 어떨까? 혹은 후속작의 결말이 사실은 전작의 선택을 무효화하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속편에서 주인공이 겪은 수많은 선택과 결과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스토리상의 발전이, 희망적인 결말이, 모두 사실 처음부터 정해진 절망 위에 지은 것과 같은 셈 아닐까. 희망적이던 결말이 희망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더욱 흥미로운 건 플레이 순서가 감상을 완전히 결정해버린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전작을 먼저 본 사람과 후속작을 먼저 본 사람의 감정 궤적이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지의 상태에서 본 결말과 정보를 가지고 본 결말은 완전히 다르다. 처음 플레이할 때는 "아, 그렇구나. 희망적이네"라고 느껴질 결말이, 전작을 알고 두 번째로 플레이할 땐 "아, 결국 이게 되는 거구나. 그렇다면 이전의 모든 게…"라며 씁쓸함으로 변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스토리, 동일한 엔딩 무비인데도 플레이어의 지식 상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감정을 주는 작품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플레이 당시에 알 수 없었던 정보를 나중에 얻게 되면, 감상은 단순 변화를 넘어 역전된다. 첫 플레이 때의 만족감을 자꾸만 의심하게 되고, 게임에서 본 모든 장면이 다시 떠오를 때마다 "그런데 저게 원래는…" 하는 생각에 잠긴다. 이는 단순한 "결말의 질"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알고 본 결말인가"의 문제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례는 시리즈 스토리 설계가 얼마나 까다로운 작업인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처럼 보인다. 속편을 기획할 때 개발사가 전작의 결말이나 설정과 후속작 전체의 정합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플레이어는 뒤늦은 깨달음 속에서 감정적 낙차를 경험하게 된다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재플레이나 시리즈 입문 순서에 따라 동일한 엔딩이 전혀 다른 무게를 갖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씁쓸한 부분은, 그 결말이 나쁜 게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 자체도 형편없지 않았다. 다만 플레이 순서와 사전 지식에 따라, 동일한 엔딩의 무게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원문 발췌
분명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고 마지막에도 결말 자체는 희망적이라 괜찮았다. 전작의 스토리가 후속의 스토리 내용전반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이야기인걸 알게되기전까지는 말이지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