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를 함께한 친한 친구 관계가 고등학교 2학년에 진학하면서 금이 갔다. 한쪽은 감정이 상하고, 다른 쪽은 새로운 친구들과 가까워진다는 흔한 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한 대화방에 모인 3명이 한 학생을 집단으로 조롱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몰래 촬영된 교실 사진들. 성적 조롱과 욕설. "떡이나 쳐라" 같은 노골적인 발언들. 3명 중 한 명(A씨)이 사진을 올리고, 다른 두 명(B씨, C씨)이 성적 의미의 댓글을 달고 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두 피해 학생의 SNS 게시물 좋아요, 남자 친구 여부 같은 사소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기록하는 행동이었다.
부모는 6월 중순 이 내용을 알게 되고 즉시 학교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료 확인서, 심리상담 소견서까지 첨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딸이 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병원에 여러 번 다니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4개월이 지났다. 심의위원회가 내놓은 결정은 예상과 달랐다.
A씨는 "몰래 촬영·유포" 혐의로 1호(서면 사과) 조치. B씨와 C씨는 "조치 없음". 명백한 대화 증거가 있었음에도, 성희롱 내용도 있었음에도, 둘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부모는 혼란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심의 과정 자체가 이상했으니까. 발언을 중단시키고, 추가 설명을 막고, 제출된 자료의 일부만 심의한 뒤 결정을 내렸다. 피해 학생의 정신 상태, 병원 기록, 전문가 소견은 심의위원회의 판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학폭심의위원회의 인정 기준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심의는 행위의 직접성을 중심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 A씨가 직접 사진을 찍어 올렸으니 "유포 행위"로 명확하다. 하지만 대화방 안에서의 반응과 동조는 어떻게 볼 것인가. B씨와 C씨의 댓글은 대화방 내 제한된 인물들에게만 보인 행동이었고, 피해 학생에게 직접 전달된 행위는 아니었다. 심의의 기준이 피해자에게 직접 도달한 행위에 무게를 싣는다면, 간접적 가담자들은 인정 기준에서 탈락하기 쉽다.
이는 현행 학폭심의 제도의 맹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집단 괴롭힘—특히 폐쇄된 대화방 내 동조·성적 발언·감시 행동—의 심각성을 법적으로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들은 모두 피해자를 괴롭혔지만, 행위의 형태에 따라 일부만 처벌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변호사 상담을 받았지만, 결과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이라는 불복 경로가 있지만, 딸이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 오래 학교에서 같은 학생들을 봐야 하고, 과정 자체가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형사 고소(모욕죄·성희롱)라는 별개의 절차도 있지만, 부모는 딸의 정신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이 느껴진다.
문제는 그 사이 피해 학생은 계속 가해자들과 같은 반에서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4개월간 참고 기다린 심의 결과가 일부만 인정하는 것이었다면, 학교 내에서 피해자의 입지는 더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남은 것은 패배감과 혼란뿐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건들을 다룰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증거와 판단의 괴리, 간접 가담자의 처벌 기준의 모호함, 피해자 보호의 한계—가 학폭심의 제도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원문 발췌
A씨는 몰래 촬영·유포 부분이 인정돼 1호(서면 사과)를 받고, B씨·C씨는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아 조치 없음으로 나왔습니다. 딸은 모욕적이고 치욕적인 말을 듣고도 누구에게도 사과 한 마디를 받지 못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