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된 시골 한옥에서 친구들을 맞이한 경험기다. 6월 초 수리를 마친 후, 처음 방문객들을 본격적으로 받은 건 7월이었다. 그리고 정확히는 10월 24~25일, 9명의 친구들과 함께한 이번 방문이 수리 후 두 번째 모임이었다.
가마솥 위에서 피어나는 정취
저녁때부터 준비한 음식은 가마솥에서 천천히 끓인 닭백숙이었다. 지역 산에서 직접 채취한 여러 종류의 버섯과 함께, 청계와 오골계를 각각 2마리씩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큰 솥에서 진국이 우러나올 때까지, 그리고 고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밥 대신 안주를 푸짐하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새벽 1시까지 이어진 수다와 웃음소리는, 이 음식과 공간이 만든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온돌의 현실과 개인차
밤이 되자 온난 문제가 수면에 영향을 끼쳤다. 윗채의 사랑방에 군불을 때서 2명이 자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친구는 뜨끈한 따뜻함 속에서 푹 쉴 수 있었다고 이튿날 아침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같은 자리에서 자기로 한 다른 친구는 그 열기가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결국 난방이 없는 큰방으로 자리를 옮기고, 전기장판을 깔아서야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같은 조건, 다른 결과였다.
이 집의 개성은 또 다른 곳에서도 묻어났다. 천장의 덴죠를 뜯어낸 후 대들보와 기둥,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벽도 현대식 도배가 아닌 석회로 마무리되어 있어서 은은한 흙냄새가 났다. 친구들의 반응은 갈렸다. 누군가는 그것을 이 집만의 매력이자 운치라고 느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100년을 훨씬 넘긴 건축물을 마주할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각자의 감수성 문제였다.
변수와 지역 풍경
둘째 날은 날씨 때문에 계획이 바뀌었다. 당초에는 지역 문화유산지를 방문하려고 예정을 잡았으나, 그 일대에서 열리는 김밥 축제로 인한 인파 보도가 들어왔다. 급히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튼 결과, 다른 사찰을 둘러보게 됐다. 돌아오는 길에는 지역 특산 흑돼지 구이를 점심으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식당에서의 풍경은 예상 밖이었다. 종사자로 일하는 사람들 중에 태국 출신을 비롯해 외국인이 거의 절반에 가까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골이 이렇게까지 국제화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었다.
혼자가 감당해야 하는 정리
112년 된 집의 인상을 좋게 만들려고, 친구들이 오기 며칠 전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마당의 진입로를 재설계했고, 돌담 8미터 분량을 새로 쌓았다. 풀을 뽑고, 방과 마루 곳곳을 청소하고 걸레질했으며, 밤이 되자 군불을 피웠다. 이것이 초대의 준비였다.
친구들이 떠난 후의 정리는 더 방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리수거를 하고, 종이 쓰레기를 모아 아궁이에 넣어 태웠다. 다음날 날이 제대로 떠오르자 이불빨래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팅 말미에 '백수라 가능한 듯'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보아, 작성자가 당시 회사에 다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역으로 이는 한옥 유지와 관리, 그리고 손님 대접이 얼마나 시간과 체력을 요구하는 일인지를 간접적으로 증명해주는 표현이었다.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시골 한옥 체험의 이면에는, 주인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당한 수고가 숨어 있다.
📌 원문 발췌
청계, 오골계 각 2마리를 친구가 산에서 딴 각종 버섯을 넣고 커다란 가마솥에 삶아 안주로 새벽1시까지 수다... 친구들과 헤어진 다음에는 분리수거, 종이 등등 아궁이에 넣고 태우기. 백수라 가능한 듯.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