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반도체가 잘 나가니까 한국 경제는 괜찮겠지? 이런 생각이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제 분석 글에서 '네덜란드병'이라는 개념을 들어 현재 한국 경제의 체질을 진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산업이 막대한 부를 거두는 것이 국가 경제 전체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를 부르는 개념이 바로 네덜란드병인 것으로 보인다. 이 이론은 사실 자원 수출국에서 비롯한 것으로 전해진다. 1970년대 네덜란드는 북해 유전의 천연가스를 발견해 막대한 외화 수익을 얻었다. 당시만 해도 이것은 축복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천연가스 수출로 들어온 외화가 통화 가치를 올렸고, 자본과 인력이 그 산업으로 몰려들었다. 다른 제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산업의 성공이 국가 전체 산업 기반을 약화시킨 역설적 결과였다.

한국의 반도체 호황을 이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인공지능 수요 급증에 따라 반도체 수출은 늘어나고, 기업 이익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 호황이 정말 국가 경제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높아질수록 투자 자본과 우수한 인재는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몰린다. 조선, 기계, 소재, 부품, 소프트웨어 같은 다른 산업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시장의 손이 자동으로 수익성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당연하다. 그렇지만 여기서 놓칠 수 있는 게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반도체처럼 한두 산업이 국가 경제를 주도하면, 그 산업의 성패가 곧 국가 전체의 성패가 되기 쉽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건 외부 충격(기술 변화, 경쟁국 추격, 공급 과잉) 앞에서 국가 경제를 지켜줄 다른 산업들이 얼마나 살아있느냐에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호황이 영원할까? 기술 혁신은 빠르고, 해외 경쟁자들은 쉴 새 없이 뒤를 쫓는다. 공급 과잉도 언제든 닥칠 수 있다. 만약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한다면, 그동안 자원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은 다른 산업들은 어떻게 될까. 국가는 한 산업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 전반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앞서 네덜란드의 경우, 천연가스 호황이 끝나자 다른 산업의 기초가 너무 약해져 회복이 느렸다고 알려진다.

물론 반도체 수출 증가가 반드시 위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호황으로 얻은 부와 기술이 다른 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돌아가느냐에 있다.

반도체가 버는 돈을 반도체에만 쏟아 붓기보다는, 제조업 전반의 자동화와 인공지능 도입, 연구개발, 인재 양성에 광범위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게 이 분석의 제안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성공이 조선업, 기계공업, 소재산업 같은 다른 분야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 국가의 경제력은 특정 산업의 수출액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여러 산업이 각각 독자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지금 반도체가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지만, 그 성공이 동시에 다른 산업 기반의 약화를 가리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게 이 글의 경고다.

성공은 때로 가장 위험한 마취약이 될 수 있다.


📌 원문 발췌

네덜란드병은 특정 산업의 호황이 오히려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반도체 산업의 성공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가리는 상황이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