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두되면서 예술 계열 학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술학과, 음악학과, 영상 전공... 손으로 일하는 모든 분야에서 생성형 AI가 일자리와 학습의 의미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가 지적한 문제는 그보다 훨씬 근본적으로 읽힌다.
미술 전공자들의 경우 실기시험이 있다. 캔버스 앞에 앉혀 실시간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고, 채점 교수는 그 과정과 결과물을 직접 본다. 음악 전공도 마찬가지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악기를 들고 무대에 나가 연주하는 순간, 그것이 진짜 본인인지 아닌지는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증명 가능하다. 손과 몸이 개입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검증 수단이 명확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창과(국어국문학과, 창작 중심)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한 누리꾼의 말에 따르면, AI 텍스트 생성기로 '딸깍'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과물이 나온다. 제출된 리포트, 창작 과제, 소설 습작, 시나리오안... 그 모든 것이 종이 위의 글자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 글이 인간의 손가락으로 타이핑된 것인지, 아니면 AI의 학습 모델이 생성한 것인지 구별할 방법이 처음부터 없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미술이나 음악은 창작 과정 자체를 어느 정도 관찰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어떨까. 학생이 교수실에 와서 "이 글은 제가 썼습니다"라고 말하고 파일을 건넴으로 끝난다. 평가자 입장에선 결과물만 놓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요즘 생성형 AI 수준이라면, 글의 완성도와 문법만으로는 AI 작품과 인간 작품을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단순한 학습 효과 차이가 아니라는 점이 더 심각해 보인다. 교수법 자체가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문창과는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다. 과제를 내고, 학생이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쓰고, 피드백을 받는 그 경험이 누적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AI를 쓰면 그 과정이 생략된다. 글쓰기 연습의 의미가 훼손되는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으로는 학과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마저 나오고 있다. 만약 완성된 글의 품질만을 요구한다면, 굳이 학생을 모아 4년을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 AI가 더 빠르고 효율적일 텐데. 이런 논리로 가면, 결국 대학 문창과가 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이해'와 '창작자로서의 정체성 형성' 같은, 눈에 띄지 않지만 누적되는 경험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쓰기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점도 있다.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미대나 음대와 달리, 문창과 학생이 밤새 고민하고 쓴 3시간의 흔적은 제출된 문서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AI 시대에 가장 취약한 학과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다는 반응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문창과는 ai로 딸깍해도 결과물이 ai로 만든건지 직접 쓴건지 모르는데 대학에서 뭘 배우는걸까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