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은 요즘 매우 국제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교생의 절반이 채 안 되지만, 기준을 조금 다르게 보면 산술이 달라진다. 전체 학생 4명 중 1명이 이주배경을 가진 아이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26%의 학생이 외국에서 중도에 입국한 형태인데, 이들이 가져온 모국어의 다양성도 눈에 띈다. 한 교실 안에 함께 앉아 있는 14개국의 아이들. 이제 그것이 몇몇 특수한 대도시의 '우연한 사례'가 아니라, 인구 이동이 잦은 지역의 평범한 풍경이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정책이 움직였다. 학습 격차를 좁히기 위한 지원책으로 도입된 도구가 있는데, 통역 이어폰이 그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들여서, 정책적으로 하드웨어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보면 합리적인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언어 장벽이 문제라면, 언어를 중계하는 기술을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현장의 체험은 다르게 흐르고 있다.

한 학생은 수학 시간에 이어폰을 착용했지만 그래도 문제를 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것으로 보인다. 단어의 의미는 이어폰이 번역해줄 수 있어도, 수식의 논리와 한국 교육과정의 특정한 문제 해석 방식까지 건넬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곱셈의 개념이 아이의 모국에서 다르게 가르쳐졌다면, 그 기초 차이를 이어폰이 메울 도리가 없다. 요컨대, 도구가 해결하는 것은 '언어 장벽'이지, '학습 격차'가 아니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국어 시간이 가장 힘들다는 표현이 학생들 입에서 나온다. 중도입국 학생들의 말인 것으로 보인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해서, 한국 아이들이 당연하게 알고 있는 표현의 뉘앙스나 문화적 배경까지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학 작품 속 심상, 문법의 미묘한 규칙, 그리고 읽고 난 뒤 자신의 생각을 '한국식'으로 표현해내는 과정까지. 이어폰은 단어 대 단어의 변환만 할 수 있다. 아이들은 결국 매 수업 시간마다 자신과 또래 사이의 보이지 않는 차이를 느껴야 한다. 참고서도, 추가 설명도 모두 이미 한국 아이들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 기준에 맞을 때까지 혼자 노력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장에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교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통역 지원이 있어도, 개별 학생에게 맞춘 학습 전략을 짜고 추가 설명을 자기 시간으로 준비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 된다. 14개국 아이들의 서로 다른 학습 속도와 배경 지식을 감안해서 수업을 설계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한 명의 교사가 담당하는 교실의 교육 수준이나 지원 방식은 그 교사의 개인적 역량과 헌신에 크게 달려 있게 되는 구조다. 담당 교사가 바뀌면 학생들이 받는 지원 수준도 달라진다. 특정 교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반이 있다면, 그것은 그 교사의 노력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도구를 주는 것은 정책적으로 보면 해결책으로 느껴진다. 예산이 투입되고, 장비가 배치되고, 정책의 '진전'처럼 보인다. 언론에 기사가 나고, 지원 정책이 있다고 선전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교실은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어폰 너머 더 깊은 곳에 있는 학습 격차는 기술만으로는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의 진단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 다문화 학습 자료의 개발, 교사 대상 전문 연수, 그리고 무엇보다 개별 학생을 따라가기 위한 충분한 시간과 인력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그것들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산발적이며, 결국 개인 교사에게 의존하도록 방치된 상태라고 지적된다. 도구는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만, 그것을 효과적으로 쓰는 사람들의 환경이나 역량을 높이는 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격차는 도구가 생긴 후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원문 발췌

전교생 26%가 이주배경 학생…14개국 아이들 모인 ***초. 통역 이어폰 있어도 수학은 막막…교과 학습의 벽.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