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대학생 신분인 남편과 함께 신혼살림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 모든 게 시작되었다. 월급이라 부르기도 미안한 150만 원 미만으로는 아이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글쓴이가 180만 원 대의 급여로 가계를 떠받치며 새로 태어난 아이들을 돌봐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은 시부모님 농사에 동참했지만, 이것은 '직업'이라기보다는 '의무'였다. 차남인 남편이 농사를 잇는 게 맞다며 시부모님이 부부를 설득했고, 부부는 그 말에 휘말렸다.

가장 힘들었던 건 5년간의 무수확 기간이었다. 시부모님이 시설재배 밭을 주며 몇 년 뒤 수익이 난다고 약속했지만, 그 '몇 년'을 견디려면 나무 식재비를 직접 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설이 고장 나면 수리비도. 글쓴이는 두 번 이상 이직하며 월급을 올렸다. 남편은 빌린 작은 밭에서 뭔가를 수확해 팔면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부모님으로부터 받던 월급은 언제부턴가 끊겼다.

5년이 지났다. 드디어 나무들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2년 전부터는 제대로 된 수익이 나왔다. 부부가 꿈꿔오던 새 땅을 사는 것도 이제 가능할 것 같았다. 남편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새 밭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담보는 부부의 집. 글쓴이의 신용도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거래였다.

그리고 재산 분배 자리에 앉게 됐다.

시부모님이 제시한 조건은 이랬다고 한다. 지금까지 남편이 가꿔온 시설재배 밭은 이제 아주버님(시아버지 형)께 드리겠다고. 남편이 받을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다른 밭'이었다. 면적은 절반 수준. 그리고 그곳은 죽은 나무만 가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주버님은 덧붙였다는 것인데, 앞으로 그 밭을 관리해달라고. 비용은 줄 테니까, 수익은 본인이 가져가겠다고.

남편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무 말도 못 했다고 한다. 글쓴이도 처음엔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지금까지 심은 나무, 고쳐온 시설, 매일 아침 가서 확인하던 모든 게 다른 누군가의 것이 된다는 건가? 곧바로 반박했다는 것인데,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남편이 이 밭을 살려낸 거고, 시설 수리도 우리 돈으로 했는데, 아주버님께 준다니 뭐가 말이 되냐고.

돌아오는 길에 형님(아주버님의 아내)에게서 카톡이 왔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어른들 앞에서 너무 버릇없었다'고. 며느리들이 시댁 재산에 말을 얹으면 안 된다고. 글쓴이는 답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세요'라고.

침묵하기로 해야 할까? 하지만 글쓴이는 자꾸만 생각해 본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게 정말 '재산 분배'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걸까?

농사는 직업처럼 보이지만, 가족 경영 안에서는 명의가 전부다. 명의에 적힌 사람이 주인이고, 나머지는 '도와주는 사람'이 된다. 논문도, 계약서도, 정산 기록도 없다. 구두 약속만 있고, 그 약속은 유리한 쪽에서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나무를 파서 새 밭에 옮기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한다. 오래된 나무는 이식 충격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14년을 들인 결과가 일순간 없어질 수도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더 화나는 건 시댁에 또 다른 밭이 있다는 거였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곳도 남편이 관리해 온 곳인데, 글쓴이와 남편은 거기 수익을 못 받는다. 처음 받은 자산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관리비를 받지 않았다. 시설 수리비도 일부는 본인들이 냈다. 감사해야 한다는 감정으로 시작된 일이 어느 순간 의무가 되어 버렸다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 농업의 구조는 이렇게 취약한 것 같다. 명의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되고, 구두 약속만으로 수년의 노동과 자본이 투입되며, 분배 시점이 오면 기여도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 글쓴이처럼 가계를 담당해온 며느리는 그저 '말 얹으면 안 된다'는 말만 듣게 되는 것 아닐까.


📌 원문 발췌

아버님께 너무하다고 너무 서운한게 그 밭은 남편이 지금 살려놨고 시설 고장난 것도 우리돈으로 싹 바꿨는데 *** 주신다는게 말이 안된다 했음. 형님에게서는 카톡 왔음. 며느리들이 시댁재산에 말 얹으면 안된다 함.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