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원래 이런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자리가 사람을 바꿨을까?"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던진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결론은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것. 이 관찰은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보여준다'는 오래된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 ***는 이를 정확히 짚어낸 바 있다.
문제는 '보여준다'는 게 권력의 규모에 따라 그 속도와 강도가 달라진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권력이 작을수록 가려지는 것들이 많고, 권력이 커질수록 무한정 노출된다. 동시에 그 권력이 커질수록 견제하는 손도 늘어난다.
지자체장으로 재직했던 시절을 보자. 그 규모의 권력 아래에서는 작은 결함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잘하는 것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역량이 극대화되어 비친다. 견제 구조도 느슨하다. 그래서 ***은 유능한 행정가, 인기 있는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당대표 시절은 어땠나. 대선의 목표가 생겼다. 경선 과정에서 ***는 필연적으로 다르게 행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과정에서 노출된 면모는 본인도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혹은 '목적을 위한 필요악'이라고 합리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은 이미 '진짜 모습의 조각'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에 올랐다. 이제 온 국민이 ***의 일거수일투족을 본다. 이전엔 가려지던 것들, 작은 권력 아래선 눈에 띄지 않던 특성들이 모두 노출된다. 동시에 처음으로 경험하는 견제의 밀도다. 신하가 간언하고, 국민이 여론을 보이고, 제도가 저항한다. 예전처럼 직관과 속도로 밀어붙일 수 없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를 왕정의 '고을 수령'과 '왕'에 비유해보면 선명해진다. 고을의 수령은 그 지역에선 거의 절대권력에 가깝다. 견제 장치가 거의 없다. 그래서 괴팍해도, 약간의 편법을 써도 통한다. 능력이 있으면 그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지만 왕은 다르다. 신하들이 "그러시면 안 되옵니다"라고 항변하고, 유생들의 상소문이 끝없이 올라온다. 심지어 상스러운 말투 하나까지도 지적받는다. 왕족으로 태어나 그런 훈련을 받은 인물이라면 자연스럽게 적응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갑자기 이 세계에 입장한 인물은 어떨까. 그 압력이 얼마나 버거울까.
더하자면, ***는 정치인이기보다 행정가에 가까웠다. 행정은 빠르고 효율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시하면 따르고, 결정하면 실행된다. 정치는 다르다. 합의, 타협, 절차—모두가 느리고 지루하다. 한 번 익숙해진 방식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권력이 커지고 견제가 늘어날수록, 그 불일치는 깊어진다. 짜증이 난다. 내 마음대로 안 된다. 그 감정이 태도로 굳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본성이 드러나는 순간은 이렇게 온다. 권력의 규모와 그에 대한 적응 훈련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좌절이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 "기분이 태도가 되는" 순간이 바로 그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사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듯, 작은 자리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은 것들이, 온국민이 보는 자리에 가니 본 모습이 가려지지 않습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겁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