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관리를 위해 가계부를 정리하고 지름을 자제하려던 찰나, 유튜브 알고리즘이 무심코 던져준 영상 하나가 모든 걸 흔들어 놨다. 그 주인공은 바로 GFX100RF라는 고가 카메라다. 제목만 봐서는 평범한 리뷰 영상인 줄 알았는데, 한 번 클릭하는 순간 하루종일 정신이 팔렸다. 화면 속에서 술술 나오는 스펙과 사진 품질에 눈을 뗄 수 없었고, 댓글창에서는 오너들의 찬사가 줄을 섰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다. GFX100RF는 일반인이 말하는 '똑딱이'—손가락 크기의 콤팩트 카메라—와는 완전히 다른 물건인 것으로 보인다. 외형만 봐서는 소형 카메라로 보이지만, 내부에는 중형 센서가 탑재돼 있고, 가격은 수백만 원대를 웃돈다. 후지필름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 아이러니가 오히려 매력이 된다.

"이렇게 작은 몸에 이런 성능?"이라는 놀라움과 "그런데 진짜 이런 가격?"이라는 혼란이 섞여 있다. 그 불일치가 다시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분명 비싼 기계인데 귀여워 보인다. 성능은 프로 수준인데 외모는 친근하다. 이런 간극이 구매자들을 홀리는 마법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성적 부분이 여기서 개입한다. 몇 달 월급을 통째로 사진 찍는 기계에 태워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 현실을 직시해 보면, 사도 끝인 것으로 보인다. 초반 열정 가득 차서 며칠간 들고 다닐 테지만, 금세 일상의 무게에 묻힌다. 나중에 장롱문을 열어보면 렌즈에 먼지만 소복이 앉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렇게 합리적으로 계산하면 결론은 뻔해 보인다. 산다 해도 밥풀 사진 몇 장 찍고 끝날 것 같다. 식탁 위 음식, 카페에서 본 라떼 한 잔, 여행 가서 풍경—이 정도가 한계일 텐데, 그 정도 용도라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자꾸만 손이 마우스로 향한다.

가장 아이러니한 대목은 이것으로 보인다. 사도 장롱행일 거라는 걸 스스로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카트에 담고 싶은 충동이 멈추지 않는다. 이미 '사도 쓸모없을 거'라고 스스로 예언하면서도, 그 예언이 나중에 현실이 될 거라 아는데도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건 합리성과 욕구의 공존 상태다. 머리로는 "안 돼, 이미 안 쓰는 물건들이 많잖아"라고 외치지만, 마음은 계속 그 카메라를 들고 있다. 충동을 알아채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이 상태는 지름신의 전형적인 패턴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상태는 "버티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물린 것도 아니고, 구매한 것도 아닌. 그 중간의 회색 영역에서 매일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리뷰를 또 본다. 가격을 한 번 더 확인한다. 할부 옵션을 살짝 눈여겨본다.

내일도, 모레도 같은 마음일 것 같다. 언젠가는 현타가 오겠지, 이 유행도 식겠지 하는 희미한 기대를 안고서. 그런데 그 기대도 유튜브 추천 영상 하나 뜨면 한순간에 무너질 것 같다. 이게 지름신의 함정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우연히 유튜브에 뜬 GFX100RF라는 똑딱이가 하루종일 괴롭게 하네요. 몇 달 월급을 여기에 태우는게 맞나 싶기도 하면서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