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축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시동생, 그들이 맞닥뜨린 선택지 앞에서 엇갈리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현장의 구조를 봐야 한다. 남편은 지은 지 20년 가까운 기존 축사를 관리하며 소의 등급과 판매 시점에 따라 월 100만~3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반면 시동생은 아직 고정 월급이 없다. 시아버지가 새 축사를 건설 중이고 다음 달부터 소 100마리를 입사할 계획인데, 그 축사는 시동생 명의로 등록되고 있다. 즉 현재로서는 대기 상태다.

이런 배경에서 시부모님 칠순을 기념한 터키 여행이 기획됐다. 6박 7일, 가족이 함께 가기로 합의했고 여행비를 삼 남매가 나누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연해 보였던 계획에 시동생이 갑자기 "자기 경비는 자신이 전액 부담하겠으니 자신도 함께 가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표면적으로는 책임감 있는 태도처럼 들린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면 안 될 부분이 있다.

시동생의 여행 동행이 축사 운영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을 따져보면, 단순한 개인 경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드러난다. 축사 일은 생물을 다루는 현장인 것으로 보인다. 매일 소에게 먹이를 주고, 상태를 점검하고, 청소하는 일들이 반복된다. 이 작업들을 원래는 2~3명이 나눠서 해왔다. 한 사람이 빠지면 남은 사람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소 먹이를 주는 일 하나만 해도 평소 1시간이면 끝나던 것이 1시간 반에서 2시간으로 늘어난다. 축사 관리의 잡다한 업무들까지 포함하면, 남편의 추가 노동 시간은 상당하다.

이 부담은 그대로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남편이 축사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되는 동안, 자신은 아이 셋을 혼자 봐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8살, 4살, 3살이라는 점에서 이 일주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아침마다 밥을 차려주고 아이들을 챙기고, 학교 가는 아이를 준비시키고, 막내가 보챌 때를 달래야 한다. 저녁도 마찬가지다. 밥을 만들고 아이들을 씻기고 입혀주고 잠재우는 것까지 남편의 지원 없이 순전히 혼자 감당하는 일주일이 된다.

사회에서는 이런 상황을 종종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프레임하곤 한다. "경비를 자체 부담하면 되지 않나?" 같은 식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프레임은 보이지 않는 비용을 감춘다. 시동생의 여행 경비는 숫자로 드러나는 금액이지만, 아내가 일주일 동안 감당하는 추가 노동—수면 부족, 육아 피로, 남편과의 협력 부재—는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다. 마치 무료 노동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아내의 의문이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내 경비 내가 내니까 문제없다"는 논리가 제3자의 노동 비용을 가시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덕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족 내에서 노동이 어떻게 불균형하게 분배되고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 원문 발췌

참고로 남편이 혼자 할수는 있어, 대신 원래 2~3명이 하던걸 혼자하니 시간이 더 걸릴뿐이지. 소밥주는것도 1시간이 안걸리던게 1시간반에서 2시간 걸린다거나 그 외 축사 잡다 일들이 많지.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