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이 국제 매체 Politico의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 주제는 글로벌 인터넷의 현실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14세 10대가 기차 창을 통해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고 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로 시작된다. 리스본에서 출발한 열차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를 거쳐 독일을 지나 덴마크의 코펜하겐으로 향한다.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스와이프 하나마다 세상이 바뀐다. 아니, 정확히는 인터넷이 바뀐다는 표현이 맞다는 지적이다.
여행의 시작은 포르투갈인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13세부터 15세 사이 청소년이 SNS 계정을 만들려면 보호자 동의가 필수다. 기차가 스페인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상황이 뒤바뀐다. 스페인은 14세 이상이면 부모 동의 없이도 SNS를 쓸 수 있다(16세로 상향될 예정). 불과 몇 시간의 이동으로 포르투갈에선 불가능했던 행동이 이제 자유다.
마르세이유에 가까워질수록 다시 달라진다. 프랑스는 15세 미만 어린이의 SNS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도 있었지만, 규제 당국 ARCOM의 영향력은 남아 있다. 추천 알고리즘에서 뮤직비디오나 영화 클립들이 사라진다. 저작권 규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밀라노 경유지에서 SNS 자유도가 돌아오지만, 성인 콘텐츠에 접근할 때마다 18세 이상 인증 절차가 생긴다.
스위스는 또 다른 차원의 벽인 것으로 보인다. EU의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 체계 밖에 있어서, 일반적인 쿠키 허용·거부 팝업조차 나타나지 않는 사이트들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인터넷도 다르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백단에선 혐오발언 검열이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민감 사항 부정이나 집단 증오 선동은 징역까지 가능하다. 추천 알고리즘에도, 게시 단계에도 삽입되어 있다.
코펜하겐 도착. 다행히 15세 미만 SNS 금지법은 아직 미통과다. 하지만 새 문제가 나타난다. 부모의 컴퓨터에서 사진을 클라우드에 백업하려다 막힌다. 덴마크 공무원은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특정 오픈소스 프로그램만 가능하다.
이 여정의 의미는 명백해 보인다. EU 시민은 국경 없이 여행하고, 동일 화폐를 쓰고, 스마트폰 로밍료 걱정도 없다. 식품 기준, 표기 방식도 통일됐다. 그런데 인터넷은 다르다. 각 국가가 더 높은 벽을 쌓고 있을 뿐이다는 점이 역설적인 것으로 보인다.
시계를 1993년으로 돌려보자. CERN은 자체 네트워크를 글로벌 도메인으로 개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앞으로 기술이 국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호였다. 당시 AOL 같은 폐쇄형 플랫폼들, 특정 기기에만 묶인 시스템들의 종말을 알렸다. 1년 뒤, 국제전기통신연합 ITU 총회에서 미국의 한 정치 지도자가 기조연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의 모든 공동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기술적 혁신과 경제적 수단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 요지였다. 경계 없는 정보망, 자유로운 데이터 공유 — 이것이 인터넷의 출발점이었다.
30년이 흘렀다. 그 유토피아는 오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다.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는 평가다. 글로벌 인터넷은 국경마다 분열되었고, 각 국가는 자체 규제로 디지털 벽을 높이고 있다. SNS 가입 나이, 콘텐츠 추천, 저작권 정책, 개인정보 기준 — 모든 것이 다르다. 우리가 당연하게 스크롤 하는 피드, 동일하다고 여기는 추천 알고리즘도 실제로는 거주 국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규칙으로 돌고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이름은 유지되지만, 내용은 국가별로 검열되고, 필터링되고, 제한된다. 한 번의 국경 통과가 모든 규칙을 바꾸는 세상이 이미 도래했다는 현실이 이 글의 핵심 메시지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다만 인터넷에서는 이같은 간편함도, 통일된 규격도, 편리함도 없이 국가마다 서로 더 높이 쌓을려고 노력하는 장벽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