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덤에서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퍼진 '정품'이라는 표현이 있다. 커버 무대가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밈인데, 이 단어가 얼마나 구조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지는 잘 모르는 팬들이 많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나오고 있다.

'정품 드립'이란 원곡자가 부른 무대를 가리키는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후배 아이돌 그룹들이 선배의 곡을 커버해 무대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누군가는 원곡을 '정품'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겉보기에는 원곡자를 높이 평가하는 표현처럼 들린다.

그런데 여기에는 근본적 문제가 숨어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품'이 존재하려면 반드시 '짭', 즉 가짜가 존재해야 한다. 소비재의 진위를 판별할 때 쓰는 언어가 공연 문화 영역으로 옮겨지면서, 의도와 달리 이중의 상처를 만드는 구도가 되고 있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한쪽을 높이려다 다른 한쪽을 동시에 폄하하는 모양새를 피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커버 무대를 선보인 후배 아이돌들도 그 곡에 대한 존경과 재해석을 담아 무대를 꾸렸을 텐데, 그 무대가 '가짜'로 낙인찍히는 건 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더 심각한 건 원곡자까지 피해를 입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한 익명 커뮤니티 글에 따르면, *** 콘서트 이후 이 표현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으며, 심지어 원곡을 부른 그룹 자체를 '정품이 아니다', '짭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르는 댓글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20년간 꾸준히 활동해온 그룹이 후발 그룹의 커버 때문에 자신의 정통성을 의심받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게시판 곳곳에서 이런 댓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팬들 중 일부가 후배 아이돌의 커버 무대마다 '***와 ***만 못하다'는 식의 비교 댓글을 남기는 관행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정품'이라는 표현이 생기면서 이것이 더욱 정당화되는 분위기가 생겼다. 밈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도구가 되어버렸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어느 가수든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다만 일방적으로 한쪽을 '정품', 다른 한쪽을 '짭'이라 부르는 표현이 정당화되어야 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 있다. 원곡자가 이미 충분히 역사를 증명했다면 더욱 그렇다.

명곡은 많은 후배들이 불러야 더욱 오래 기억되고 의미를 유지한다. 커버 문화 자체는 한 곡의 생명을 연장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전달하는 건강한 흐름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정품'이라는 낙인 없이도 원곡자는 충분히 빛날 수 있지 않을까. 팬덤의 자부심이 다른 팬덤을 상처 주는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 원문 발췌

어느쪽이 '정품'이 되려면 어느쪽이 '짭'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무례한 밈이라고 생각함. 정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깎아내리는 댓글들을 ***와 전혀 상관 없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음.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