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 평일 밤 중이라면 보통 자러 들어갈 시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썸남이가 갑자기 외출을 알렸다.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며. 글을 읽는 누군가는 "새벽 1시에?" 하며 고개를 기울 수도 있겠지만, 20대 후반이라면 흔한 일정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크게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그래, 잘 놀아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쿨한 톤이었다. 마치 자신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였다. 하지만 그 메시지를 보낸 손가락은 따뜻했고, 화면을 내려놓은 후의 마음은 생각보다 가라앉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썸은 본래 이런 온도 차이를 만든다. 표면과 속 마음이 다를 수밖에 없는 관계.

"나간 후 연락온 건 저게 다야." 원문의 표현이 곧바로 상황을 말해준다. 첫 메시지 하나, 그리고 침묵. 시간이 흘렀다. 한 시간, 두 시간. 핸드폰 화면을 들었다 놨다 반복하면서, 글쓴이는 계속 기다렸다. 문득 든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 뭐지? 왜 이렇게 연락이 없지? 기다림이 길어지자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자신도 왜 이렇게 불안한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상대가 친구를 만난다고 했으니까 당연히 그럴 것이고, 자신은 그걸 이해했고 축해주는 말까지 건넸다. 그런데 왜 한두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초조해지는 걸까.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카톡 목록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침내 의문이 떠올랐다. "내가 예민한 거겠지?"

글쓴이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혹시 상대가 다른 여자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어서일까?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원문에서 명확히 한다. "여자를 만났을까? 싶어서 꿍한게 아님..." 상대의 행동이 문제라기보다는, 자신이 불안해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느끼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감정이 지나치고 과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

썸의 단계에서는 명시적인 연락 규칙이 거의 없다. '하루에 몇 번 연락할 것인가', '외출할 때마다 알릴 것인가', '하루 종일 보지 않아도 괜찮은가' 같은 부분이 처음부터 정해진 적 없다. 그렇기에 한쪽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연락 빈도가, 다른 쪽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공백이 될 수 있다. 글쓴이가 기다렸던 연락은 상대방 입장에선 아직 할 타이밍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더 복잡한 건 이 불균형 속에서 불안해하는 쪽이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눈치를 먼저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과민' 혹은 '예민'으로 재평가한다. "내가 예민한 걸까?"라는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썸 관계는 아직 공식이 아닌 만큼, 자신의 감정 표현도 항상 조심스러워진다. 상대를 잃을까봐, 아니면 부담스러울까봐. 그 두려움이 결국 자신의 감정을 자책하는 악순환을 만드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나간 후 연락온 건 저게 다야. 계속 연락 없길래 뭐지 싶어서 난 좀 꿍한 상태이고, 내가 예민한 거겠지?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