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사진 속 두 은하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모양새는 꽤 드라마틱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때론 수천만 광년, 때론 수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데 우리가 보는 각도상 우연히 겹쳐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이 현상을 "겹침 은하"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충돌'이라는 표현이 관찰자에게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겹친 사진이 단순한 시각 착시에 불과할까? 천문학자들의 눈으로는 전혀 다르다. 뒤쪽 은하에서 나오는 빛이 앞쪽 은하의 먼지층을 통과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먼지가 두꺼운 부분을 지나갈 때는 어두워지고, 먼지가 얇은 부분을 지나갈 때는 밝아진다. 이 명암 패턴을 분석하면 앞쪽 은하의 먼지가 정확히 어떤 구조로 분포하고 있는지 그려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손전등 효과"라고 부르는 이 원리는 결국 은하의 내부 구조를 읽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빛이 먼지층을 통과하면서 일어나는 또 다른 변화가 있다. 짧은 파장의 빛은 더 많이 흩어지고, 긴 파장의 빛(특히 빨간색)은 더 잘 통과한다. 이를 "적색화"라고 부르는 현상인데, 이 정보가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보정값으로 쓰인다는 점이 흥미로운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멀리 있는 천체의 진정한 밝기를 역산하고, 그로부터 정확한 거리까지 계산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시각 자료가 과학적 측정 도구로 변모하는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 그 다양성이 드러난다. VV 191은 웹과 허블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합쳐 상세한 먼지 지도를 그린 사례로 꼽힌다. NGC 3314A·B는 마치 정면 충돌 장면을 보는 듯한 시각적 임팩트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NGC 4496A·B는 무려 1억 6,500만 광년이나 떨어진, 순전히 보는 각도만 우연히 일치하는 사례다.
흥미로운 것은 IC 2163과 NGC 2207의 경우인데, 이들은 겹침이 아닌 실제로 중력의 영향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은하 쌍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둘은 매년 태양 크기의 별을 24개나 새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하가 연간 2~3개 정도인 점과 비교하면 별 생성 활동이 얼마나 격렬한지 짐작할 수 있다. 한편 2MASX J00482185-2507365라는 은하는 좀 더 신비롭다. 별빛이 퍼진 원판 바깥으로 먼지로 이루어진 촉수 같은 구조가 뻗어나가는데, 이런 형태는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거의 없어 학계에서도 이것이 일반적인 현상인지 판단 중인 상태라고 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흥미로운 과학이지만, 더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NASA의 "Overlap Zoo"라는 시민과학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으로 보인다. 짧은 튜토리얼 몇 분 정도만 보고 나면 겹침 은하 사진을 분류하고 윤곽선을 그려볼 수 있다고 한다. Galaxy Zoo 계열 프로젝트에서 수십만 명이 찾아낸 후보들을 전문 천문학자들이 이어서 분석하는 구조인데, 이는 천문학 데이터의 급증 시대에 대규모 탐색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는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구나 과학 발견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