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함께 한 남자친구와의 결혼이 현실 문제로 떠올랐을 때, 뭔가 달라졌다. 지금까지 잘 몰랐던 그의 습관들이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한 것. 언제나 사랑스럽게 봤던 작은 단점들이 미래에 함께 살아갈 조건들로 변환되는 그 순간. 그 중 가장 마음에 걸린 것 하나를 들려줄 수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남친은 자주 장염에 걸린다고 한다. 특히 여름 시즌에 빈도가 높은데, 올해 한 해만 해도 3번이나 앓았다는 것. 글쓴이 자신은 초등학교 이후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질환인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도, 형제들도 마찬가지. 가족 전체를 놓고 보면 장염과는 거의 무관한 체질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 신경 쓰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시 장염이 유전되는 건 아닐까. 이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고 한다. 만약 남친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도 자주 장염에 걸리는 체질을 물려받지 않을까.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 고민이 더 깊어진 것 같다는 글쓴이의 심정이 엿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글쓴이의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남친의 키는 크다. 그래서 그건 긍정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가 키 큰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 그런데 장염은 부정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유전'이라는 틀이지만, 한쪽은 장점, 한쪽은 단점으로 나눈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비 자체가 글쓴이가 자신의 고민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결혼을 앞두면 이런 심리가 생기는 걸까. 3년을 함께했던 사람인데도 갑자기 '정말 이 사람과?'이라는 의문이 든다. 아주 작은 단점이 부풀려진다. 여름 감기 수준의 소화기 질환이 삶 전체를 결정할 중요한 유전 요소처럼 느껴진다. 해당 글 댓글에서도 이런 심리를 인정하는 반응이 있는 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의학적으로 장염의 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면역력, 식습관, 위생 환경, 스트레스 수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 단순한 유전 질환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런데도 글쓴이가 장염 유전을 걱정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게 정말 의학적 우려라기보다는 '지금 이 결정이 정말 맞을까'라는 결혼 직전의 불안감이 표현되는 방식일 수 있다.

키는 자식도 받고 싶을 만큼 좋은 특성으로, 장염은 물려주고 싶지 않을 특성으로 분류한 그 선택 자체. 그것이 글쓴이의 진짜 고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진짜는 "이 사람과 함께 평생을 살아도 정말 괜찮을까"라는 보편적인 결혼 불안일 가능성이 크다. 그것을 구체적인 신체 특성에 투사해서 표현한 것일 뿐. 결혼 결심 직전,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작은 것에 과도하게 몰입해버리는 심리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 원문 발췌

올해만 3번이나 걸렸네요. 제 생각이긴한데 유전되는거라 생각합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