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글쓴이의 관찰이 묘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생각해볼 거리를 안겨준다. 바로 지인의 소비 방식이 가진 모순점에 관한 내용이었다.

음악은 무단 다운, 실물은 정품만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감상한다. 대다수 사람처럼 구독 서비스에 돈을 내지 않고 무단으로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 방식을 택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자가 주목한 점은 이런 행동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 즉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다는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화자 자신도 이 부분을 큰 문제로 보지 않는 분위기가 풍긴다.

하지만 같은 인물이 보이는 소비 행동이 180도 달라진다. 휴대폰 케이스를 구매할 때는 어떨까. 정품이 아니면 사지 않는다. 크록스의 귀여운 캐릭터 악세서리인 지비츠를 살 때는? 그건 더욱 엄격해서 정품 여부가 아예 다른 상품처럼 대우받는다. 원문에서 화자는 이를 "유난떠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는데, 얼핏 보면 같은 사람이 한쪽은 법을 무시하면서 다른 한쪽은 원칙을 절대시하는 이상한 이중 기준을 보이고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왜 손에 잡히는 것에만 까다로울까

이 모순의 근원을 파고들면 흥미로운 지점이 드러난다. 디지털 콘텐츠와 실물 상품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 거리감의 차인 것으로 보인다.

음악이나 영화를 불법으로 다운로드했을 때, 그 행위는 눈에 직접 들어오지 않는다. 행동이 비물리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 들킬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고, "이건 나쁜 거다"라는 죄책감도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사회적으로도 "다들 하는 거 아닌가" 하는 통념이 그 죄책감을 희석시킨다.

반면 폰케이스나 지비츠 같은 실물 상품은 다르다. 가짜인지 정품인지의 구별이 손에 잡히는 순간 즉시 확인된다. 터치감, 무게감, 마감 품질의 차이가 신체로 바로 느껴진다. 크록스 정품 지비츠의 색감과 싸구려 모조품의 색감도 눈에 띄게 다르다. 휴대폰 케이스의 경우 내구성까지 드라마틱하게 갈린다. 브랜드 경험이 실제이기 때문에 '정품'이라는 개념이 추상이 아닌 구체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택적 원칙주의의 민낯

결국 여기서 드러나는 건 "원칙"이라는 게 얼마나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인물이 명목상으로는 같은 도덕적 기준을 지니고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직접 마주하는 물리적·심리적 거리감에 따라 그 기준의 강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지 않는 영역의 규칙은 "많은 사람들이 하니까"라는 집단심리로 약화되고, 눈에 띄고 손에 잡히는 영역의 규칙은 "내가 직접 경험하니까"라는 체험으로 강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무조건 일관된 원칙을 가질 순 없지만, 이렇게 선택적으로 기준을 적용하는 태도가 정말 타당한지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이게 도덕적 약함일까, 아니면 합리적 현실주의일까, 또는 단순한 심리적 편의성일까. 각자가 판단해볼 문제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폰케이스도 무조건 정품만 사고 크록스 지비츠도 정품만 고집함 유난떠는 느낌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