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60대 여성은 남편이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한의원의 진료 기록을 뒤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찾아갔던 남편은 그로부터 3개월 뒤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은 그곳에서 받은 처방이 남편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확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처방받은 약 중 하나인 '부자(附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구꽃의 뿌리로 만드는 이 한약재는 동의보감에서도 양기를 회복하고 몸의 차가운 기운을 제거하는 효능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만 독성이 있어서, 전문가의 정확한 처방과 용량 조절 없이는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여성이 주변에 "한의사의 처방이 남편을 죽였다"고 알리며 의료진을 지목했을 때, 그 의심이 완전히 근거 없어 보이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법정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가 검토한 고인의 의료 기록과 부검 결과는 전혀 다른 사인(死因)을 가리키고 있었다. 의료 감정의는 남편의 사망 원인을 간경화와 간 기능 부전으로 진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 결정적이었던 건, 고인의 간에서 발견된 혈관 육종(혈관암의 일종)이 최소 6개월에서 최장 7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 악성 종양이라는 점이었다.
이는 한의원 방문 시점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미 몸 안에서 질환이 전개되고 있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죽음은 한의사의 처방과 시간적·인과적 연관이 없었다는 게 법의학적 판단이었다.
여성의 주장은 결국 '사실이 아니다'로 판정되었다. 한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판결 뒤에는 복잡한 감정이 남아 있다. 한의원 방문과 사망 사이에 3개월의 시간 간격이 있었고, 사망 직전까지 남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정보가 가족과 의료진 사이에 완전히 공유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유족 입장에서 의심과 질문을 던졌을 때 그것을 단순히 억지로만 볼 수 있을까.
이를 둘러싸고 온라인에는 '의료진의 진단 책임'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사가 암환자를 단순 소화불량이라고 진단했다면 응징받지 않을 텐데'라는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사건이 단순한 명예훼손의 법적 판단을 넘어, 의료진의 진단 책임과 배우자를 잃은 유족의 심정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간극을 드러낸다.
법원이 판결한 것은 한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이 적절했는지 여부가 아니었다. 순전히 여성의 주장이 '거짓사실'인지만을 판단했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의료 과실 책임과 명예훼손, 둘은 같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완전히 다른 법적 쟁점이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유족은 한의사의 처방이 남편을 죽음으로 몬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혈관 육종이 한의원 방문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판정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