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세대 간 경제 관념의 변화를 관찰한 글이 눈에 띈다. 7080세대부터 4050세대, 그리고 지금의 2030세대, 더 나아가 10대 이하로 세대가 내려올수록 돈에 대한 관심과 민감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돈에 환장한다'는 표현은 얼핏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원 글쓴이의 의도는 도덕적 비판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냉철하게 관찰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돈에 환장한다'는 말은 도덕성 문제나 욕심의 과다를 암시한다. 그러나 이 관찰의 진짜 의미는 훨씬 더 정교하다. 세대 간 가치관 차이의 근저에는 각각이 경험한 경제 환경의 전혀 다른 특성이 깔려 있다. 이것은 흔한 도덕 교훈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조건이 개인의 선택과 심리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7080세대가 성장한 시대를 먼저 보자. 이 세대는 한국의 고도성장 시기를 배경으로 살아왔다. 개인의 노력과 시간이 비교적 선형적으로 자산 형성으로 이어지던 시대였다. 당시에는 열심히 일하면 집을 장만하고 자식 교육을 시킬 수 있었다. 돈은 물론 필요했지만, 그것이 인생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거대한 요인은 아니었다. 4050세대는 어떨까. 이들은 IMF 외환위기를 청년·중년 시절에 겪으면서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뼈저리게 체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기업 구조조정, 예고 없는 실직, 자산의 급격한 축소 — 이런 경험은 돈의 절실함을 이전 세대보다 훨씬 강하게 각인시켰다.
2030세대가 마주한 세상은 더 험한 지형이었다. 저성장 경제 속에서 일자리 경쟁은 치열해졌고, 동시에 부동산 가격은 상상 이상으로 올랐다.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이미 자산 형성의 가능성이 이전 세대보다 크게 줄어들어 있었다. 부모 세대는 열심히만 하면 뭔가를 손에 쥘 수 있었지만, 이 세대는 같은 노력으로도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당연히 돈에 대한 관심도와 민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10대 이하 세대는 애초부터 이런 불안정한 경제를 기본값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적은, 각 세대가 돈에 점점 더 민감해지는 것이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경제적 조건이 악화될수록 그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적응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먹을 것이 풍부한 환경에서는 음식에 대해 덤덤할 수 있지만, 음식이 부족해지면 한 끼 한 끼가 절실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통로들이 점차 좁혀지자, 돈이 곧 생존 전략이 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변화가 단순한 심리적 경향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자산 규모가 자식의 인생 난이도를 거의 결정해버리는 구조가 지금 형성되고 있다. 전세 보증금 마련, 첫 집 구입 자금, 사교육비, 대학 학비, 취업 후의 생활비 여유 — 이 모든 항목이 이미 가진 것의 크기에 비례한다. 어쩔 수 없이 부모의 경제력이 곧 자식의 사회적 출발점이 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회 전체가 이 현실을 점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표현이 자조 섞인 농담을 넘어 거의 계급 구분으로 인식되는 현상이 이를 보여준다. 자산이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생의 경로를 결정하는 현실이 더 이상 비극이나 불공정으로 느껴지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 심리가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부의 대물림과 사회적 계급화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원문 발췌
우리 4050세대보다 지금의 2030세대가 돈에 더 환장한 세대인 것 같고, 부모의 자산이 곧 사회적 계급이 되고 사람들이 이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고착화될 것 같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