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나 모임에 나가면 대화의 절반이 골프로 채워진다. 최근에 라운드 다녀온 이야기, 실력 논쟁, 좋은 골프장 정보 같은 것들이 오가는데, 골프를 안 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듣기만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한두 번이면 괜찮지만 매번 같은 패턴으로 느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모임이 편하지 않아진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 불편한 것은 대화가 진행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넌 왜 골프를 안 하냐"고 묻는 순간이 온다. "재미없어서"라고 답하면 뒤이어 돌아오는 말이 정해져 있다는 느낌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골프는 필수다", "늦더라도 배워두는 게 좋다", "은퇴 후 할 게 필요하지 않나" 같은 말들이 쏟아진다고 한다. 이 말들 자체가 비난은 아니지만, 들으면서 느끼는 건 일종의 압박감이라고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면 정말 골프가 필수일까. 통계를 보면 골프 인구는 분명 늘었다. 스크린골프 시장도 확대되고 있고, 직장 회식이나 거래처 접대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중화됐다면 당연히 모든 사람이 친다고 가정하는 게 맞을까. 역설적이게도 골프 인구가 늘어날수록 "안 치는 사람"은 더 이상한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다는 게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골프를 두고 보도되는 방식이 상황에 따라 너무 달라진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공인이나 유명인이 골프 라운딩 중 터진 사건이 있으면 언론은 골프 자체를 문제 삼으려 든다. 마치 그 사람이 일상적으로 골프를 친 것 자체가 도덕적 결함인 양 다루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데 같은 시각에서 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골프를 친다면 그것을 하나의 취미나 여가로 봐야 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 익명 게시판의 글쓴이는 이를 이중잣대로 본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들에게는 "모두 다 치니까 당신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언론에서는 골프를 칠 때 "특권 의식의 표현"으로 비난하는 방식이 공존한다는 거다. 이 모순 속에서 골프 자체보다는, 골프가 상황과 보는 각도에 따라 어떻게 소비되고 판단되는지가 더 복잡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결국 이 현상은 골프의 인기도와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대중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골프는 여전히 "있어야 할 것"으로 취급받고 있고, 동시에 "했을 때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도 인식되고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불일치가 지속되는 한, 골프를 못 치는 사람의 불편함과 골프를 치는 사람의 어색함 모두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 원문 발췌

'난 재미없어서'라고 하면 '야 그래도 한국에서 사회생활하려면 골프해야지'라고 하더라구요. 뭔 일만 터지면 그때 골프친걸로 비난하는 이중잣대 보면 참 어이없기도 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