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인다는 것만으로 삶이 낭만적으로 변할까? 온라인 커뮤니티 한 글쓴이의 경험담은 그 간단한 동경 뒤에 얼마나 복잡한 현실이 숨어있을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글쓴이는 제주도 중산간에서 포구 인근 바닷가로 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가 "매일 바다를 보며 사는 삶"을 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침마다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고, 저녁이면 해가 지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두 사람은 설렜다. 아내는 자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이제 매일 바다 보면서 사는 거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예상 밖의 현실이 드러났다. 제주도의 태풍과 계절풍이 중산간과 바닷가에서 완전히 다른 강도로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중산간에 있을 때도 제주 바람이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바닷가에서의 경험은 "차원이 달랐다"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구처럼 저지대에 있는 해안은 지형상 방풍 장애물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산간은 언덕과 숲이 천연 방풍막이 되지만, 바닷가는 아무 것도 바람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밤새 집 전체가 손에 쥐어 흔들리는 듯한 바람이 불었고, 나뭇가지들이 부딪히는 소음이 천둥소리처럼 울렸다고 한다. 이런 밤이 되면 아내도 깜짝깜짝 놀라고, 고양이들도 평소와는 다르게 자꾸 고개를 들며 주변을 살피느라 제대로 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아내가 꽤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이사 가야 하는 거 아니야?" 한 밤을 제대로 못 자면서 느낀 고통이 고스란히 담긴 질문이었다. 하지만 딜레마가 있다. 이 집은 연세(월세) 계약이고, 이제 막 짐을 정리했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또다시 집을 알아보고 이사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주자들이 사전에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닷가 거주의 자연환경 적응이 얼마나 혹독한지, 그리고 일단 계약하면 단기 이탈이 얼마나 번거로운지를 실제 경험하기 전까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글쓴이 자신은 여전히 이 집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태풍 때 포구로 나가 거친 파도를 마주하면 몸을 가누기 힘들지만, 동시에 무서움과 경이로움이 함께 밀려온다고 한다. 거칠어진 자연의 숭고함이 아름답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간 후, 맑게 개인 하늘 아래 펼쳐진 파란 바다는 그 모든 불편을 충분히 보상할 만큼 아름답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글쓴이는 큰 고민 없이 지낸다. 다만 아내와 고양이들이 계속 힘들어한다는 사실이 마음 한구석을 누른다. 오늘도 밖에서는 바람이 불고 있고, 고양이들은 불안한 듯 창밖을 힐끔거린다. 아내는 또 이사 이야기를 꺼낼 것 같다고 한다. 바다는 예쁜 얼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걸 글쓴이도 이제 알았다.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그의 선택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우리 이제 매일 바다 보면서 사는 거네. 제주에서 태풍을 몇 번 겪어봤어도 바닷가에서 맞는 바람은 또 전혀 다르더군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