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우주망원경, 그리고 최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까지 동원해 수없이 많이 관측한 안드로메다 은하. 그 주변을 도는 왜소은하들은 지난 수십 년간 자동 탐지 알고리즘으로 체계적으로 발견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과학계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보도되었다. 세 차례나 첨단 탐지 시스템을 통과하지 못했던 은하가, 결국 인간의 눈이 아카이브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메다 XXXVI라 불리는 이 왜소은하가 탐지 알고리즘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깊이 있다. 별이 극도로 적다는 것이 문제였다. 확인된 별의 개수가 약 46개(오차범위 ±11~14개) 수준이라는 것은, 우주 관측 데이터 중에서도 매우 희박한 신호에 속한다. 자동 탐지 시스템은 통상 통계적 임계값을 기준으로 신호를 분류한다. 배경 잡음과 실제 천체를 구별하는 기준점이 필요한데, 별이 이 정도로 적으면 그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매우 희미한 목소리를 시끄러운 배경음 속에서 찾으려는 것처럼, 기계의 판단 기준은 이 목소리를 그냥 잡음으로 넘겨버릴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누가 이 '잡음'을 찾아냈는가. 의외로도 최신 기술이 아니었다. PAndAS라는 기존 아카이브 데이터를 인간이 직접 눈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였다. 연구자는 이미 존재하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차분하게 살펴보다가 미세한 별 무리의 패턴을 감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세 번째 탐사 단계로 대형 망원경(GTC)을 동원해 재확인하면서 이 은하가 실제로 존재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억 달러대 우주망원경들이 놓친 것을, 저비용의 아카이브 데이터 육안 검토가 포착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이런 역설적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알려져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이탈리아의 아마추어 천문 관측자가 비슷한 방식으로 안드로메다의 또 다른 위성은하를 직접 발견했고, 유럽우주국(ESA)에서 "구식 방법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은 사례가 있다고 한다. 반대로 매우 어두운 왜소은하 하나는 자동탐사 프로그램(SDSS)이 인간 관측자보다 먼저 포착한 정반대의 사례도 존재한다. 즉, 어느 한 방법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 각 탐지 방식이 대상의 특성에 따라 장단점이 갈린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단순히 "인간은 위대하다" 또는 "기계는 신뢰할 수 없다"는 식의 이분법적 결론이 아니다. 아무리 거대한 데이터와 정교한 알고리즘이 축적되더라도, 기계가 일정한 통계적 기준으로 '잡음'이라 판정해 버리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바로 그 경계 지점에서 인간의 직관과 패턴 인식이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우주 탐사의 미래도, 기술 발전과 인간의 관찰력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 원문 발췌
별 개수가 46개라 배경 잡음과 구분이 안 됐는데, 이를 신형 장비가 아니라 사람이 PAndAS 아카이브를 눈으로 검토하다 발견하고 GTC 망원경으로 재확인한 거라고 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