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 뭔가를 올렸다. 그리고 거의 실시간으로 지워버렸다. 이런 일은 익명 커뮤니티에서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며, 역설적이게도 지울수록 더 빠르게 퍼지는 측면을 보인다.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현상을 '펑'이라 부른다. 유명인의 빠른 삭제 게시물이 가장 효율적인 캡처 경쟁의 장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삭제된다는 사실 자체가 희소성을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올라왔다 지워지면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긴박감이, 사람들로 하여금 재빨리 스크린샷을 찍고 공유하게 만든다.
그 결과 원본보다 캡처본이 훨씬 널리 퍼지는 아이러니가 생겨난다. 유명인이 애써 숨기려 한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의 눈에 띄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이를 '스트리즈 현상'(Streisand effect)과 유사하다고 본다. 은폐하려 할수록 더 알려진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서는 고의적인 은폐보다는 순간적인 실수나 태도 변화로 인한 빠른 삭제가 그 역할을 한다.
이번 사건도 같은 패턴이었다. 한 유명인의 셀카가 올라왔다가 거의 순식간에 내려갔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이를 놓쳤다. 게시물이 떠 있던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한 커뮤니티 사용자가 "수많은 펑 중에 그래도 잡은 셀후가 있어 대신 공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올릴 당시 작성자의 톤은 상당히 들뜬 상태였다. "두근두근~~"이라는 표현에서 무언가 설렘이 묻어났다. 마치 누군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것을 드디어 공개하는 기분처럼 말인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이건 남들이 못 본 내용인데 내가 공개한다"는 일종의 자부심 같은 감정도 느껴졌다.
사용자들도 처음엔 호기심으로 댓글을 달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 뭐야?" "이게 뭐지?" "이거 뭐하는 거야?" 같은 반응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공개된 이미지가 셀카가 아니었다. 또는 셀카가 맞더라도 예상했던 셀카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작성자 자신도 당황한 듯 "아니..... 이게 왜 일면에........"라고 절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문자와 반복된 마침표, 물음표에서 당황과 후회, 혼란이 느껴진다.
이 반응은 여러 가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작성자가 예상했던 것과 실제로 캡처된 것이 달랐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그것이 공개되는 순간 자신도 그 부적절함을 깨달았을 가능성인 것으로 보인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개된 후라 되돌릴 수 없다는 무력감이 느껴진다.
흔히 빠르게 캡처하는 과정에서는 기대하던 부분만 포착되는 것이 아니다. 배경, 거울, 창문에 비친 것, 예상 밖의 구도, 의도하지 않은 부분까지 모두 함께 담길 수 있다. 특히 순간적인 캡처에서는 더욱 그렇다.
원본은 사라졌다. 유명인은 아마 불필요하다고 판단했거나,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깨달았거나, 다른 이유로 빠르게 삭제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캡처본은 남았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공개되는 순간 또 다른 스크린샷, 또 다른 공유가 따라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펑' 문화의 역설로 볼 수 있다.
유명인이나 사용자가 뭔가를 빠르게 지우려 할수록, 누군가는 이미 그것을 기록해두었고, 그것이 더 널리 퍼진다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의도했던 바와는 다르게, 뜻밖의 이미지가 커뮤니티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과정은 삭제가 아닌 공개를 낳는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사례로 전해진다. 온라인이 완전히 망각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 원문 발췌
순식간에 치고 빠지는 ***옹 셀후 못 보신분들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펑~ 중에 그래도 잡은 셀후가 있어 대신 공개합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