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성의 한 상점 직원은 지난 2개월간 병원비 청구서를 받을 때마다 얼굴이 창백해진다. 위암 수술을 받은 어머니의 회복기 치료비 때문이다. 특히 부담스러운 것은 혈액 단백질 수치를 높이기 위해 투여되는 혈장 제제다. 한 병에 46달러, 불과 10그램 분량이다. 2개월간 투여받은 혈장만 72병. 평달에 버는 월급 7개월치가 사라졌다. 남매가 힘을 모아 치료비를 대지만,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
세상의 아이러니는 여기서 시작된다. CNN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혈장의 가장 큰 소비국이다. 화상이나 중증 외상 치료, 간 질환 같은 만성질환 치료에 혈장이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런데 정작 혈장을 자급하는 나라가 아니다. 그 이유는 역사와 맞닿아 있다.
1980년대 HIV/에이즈 위기가 도래했을 때, 중국 정부는 외국산 혈장 수입을 줄이고 자급화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헌혈 캠페인이 펼쳐졌고, 극단적으로는 저소득층 농민들에게 혈장을 팔 것을 직접 유도했다. 당시 국영신문은 대대적 광고를 실었다. "팔한번 쭉뻗고, 정맥을 보여주고, 주먹한번 쥐고 한번에 50위안 벌자!!!" 50위안은 그 당시 농민의 한 달 생활비 수준이었다. 농민들은 동네 보건소로 몰려갔다. 하지만 채집 과정은 비위생적이었다. 주사바늘을 수십 번 재사용했고, 혈액 관리는 안전기준 훨씬 아래였다. 결과는 참사였다. 수만 명의 농촌 주민이 HIV/에이즈에 감염됐다. *** 성에서만 2만 5천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당시 언론에 보도됐다.
그 충격 이후 30년이 흘렀다. 중국 정부는 헌혈규정을 극도로 강화했다. 헌혈은 공식 지정 시설에서만 가능하고, 혈장 채집은 더욱 엄격해졌다. 동시에 시장이 스스로 문을 닫았다. 국민들은 중국산 혈액 제제를 믿지 않게 됐고, 외국산을 찾았다. 한 의료 관계자는 말했다. "아무리 안심하라고 설득해도 환자들은 몇배에 달하는 외국산 혈장을 투여하라고 요구한다." 산업은 붕괴했다. 30년간 중국에서 의약품 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다는 분석이 있다.
COVID-19 팬데믹은 이 구조적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중증 환자 치료에 혈장이 대량으로 필요했다.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혈장은 품귀 현상에 빠졌고, 가격은 폭등했다. 정치인들과 업계 인사들은 정부의 자급화 불능을 비판했다. 중국 정부도 이때 위기감을 체감했다.
한편 미국은 세계 혈장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헌혈자에게 생활비를 지불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정기적으로 혈장을 판다. 일부 청년층은 이를 생계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지난 7년간 매주 2회 혈장을 팔아 생활해 온 사례도 있다. 미국의 혈장 채집 센터는 2016년 601개에서 2025년 1200개로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 규모에 맞먹고, 회원제 창고형 마트의 약 2배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도 손을 놓지는 않았다. 최근 수십 개의 신규 혈장 채집센터를 열었고, 쌀에서 추출한 합성 알부민 제제의 허가까지 내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산 수입 없이는 연간 약 6천 톤의 혈장 부족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현재 중국의 헌혈은 기부 형태로만 가능하고, 공민증을 소유한 국민만이 참여할 수 있다. 중국 인구의 4분의 1 수준인 미국이 약 400만 명의 혈장 판매자를 보유하는 것과는 큰 대비를 이룬다.
한 번의 참사가 낳은 구조적 불신이 30년을 건너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강대국 간 경쟁에서 첨단기술이나 군사력이 아닌, 혈액이라는 생체자원이 조용한 압력 수단이 되는 국제 정세의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다.
📌 원문 발췌
아무리 안심하라고 설득해도 환자들은 몇배에 달하는 외국산 혈장을 투여하라고 요구한다. 미국은 전세계 혈장의 70%를 공급하고 있으며 헌혈자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원본 출처: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