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은 지 100일을 넘긴 커플의 이야기다. 남친은 이번이 첫 연애인 반면, 여친은 이전 관계를 두 번 경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남친이 여친의 과거 성경험에 대해 자꾸 묻는다는 것. 처음엔 술에 취한 탓인 줄 알았지만, 그게 반복되면서 정말 궁금해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술자리에서 한 번, 지난주에 또 한 번. 스킨십 이후 노골적으로 묻는 방식도 점점 더 직설적이 돼간다.
첫 연애를 하는 사람에게 '처음'이라는 단어는 남다르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비교할 기준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방의 과거 경험이 클수록, 자신이 얼마나 충분한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자란다. 남친이 자꾸 묻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을 완전히 알고 싶은 욕망일 수도, 현재 관계에서 자신이 흔들릴까봐 불안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첫 번째를 경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경험과 자신을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여친이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은 것이 중요한 분기점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애매하게 넘기면 상대방은 그 침묵 속에서 '있지만 말하기 싫은 거겠지'라고 읽는다. 여친도 이를 깨달았다. 자신이 애매하게 넘긴 부분 때문에 남친이 '경험이 있을 거야'라고 추측하고, 그래서 계속 묻는 것 아닐까 하는 후회. 처음부터 뚜렷하게 '경험이 없다'고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또는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번민이 생긴다.
이제 여친 앞에는 세 갈림길이 있다. 첫째, 거짓말로 경험이 없다고 하는 것. 현재의 불편함을 즉시 해소할 수 있지만, 거짓에 기반한 관계는 불안정할 수 있다. 거짓이 들킬 수도 있고, 들키지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은 항상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솔직하게 경험이 있다고 대답하는 것. 진실성은 있지만, 남친의 불안감이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게 여친의 우려다. 셋째, 질문 자체를 거부하는 방법. '왜 자꾸 묻는 거야'라고 선을 긋는 것인데, 이것도 남친의 호기심을 단순히 억압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세 가지 모두 완벽한 해답은 아닌 셈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친이 뭐라고 대답하느냐가 가장 핵심일 수는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친이 왜 그 질문을 반복하는가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진정한 호기심에서 나온 건지, 현재 관계에서의 불안감 때문인지, 상대방을 완전히 소유하고 싶은 욕구 때문인지 알아야 한다. 여친이 뭐라고 대답하든 남친의 근본적인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형태를 바꾼 새로운 질문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먼저 물어봐야 한다. '왜 자꾸 그걸 묻는 거야? 내가 너한테 충분하지 않은 건 아닐까 봐 그러는 거야?' 이 대화가 선행돼야 상황이 풀릴 가능성이 높다.
📌 원문 발췌
100일이 좀 넘었는데 현남친과 잠자리는 해본적이 없어요. 저는 전남친 두명하고 경험이 있구요... 자꾸 처음이란 단어에 약간 집착하는것 같아요. 남친이 저한테 전남친이랑 해본적있냐, 몇번해봤냐 라고 물어와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