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출발점은 단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혼술이 당긴 것으로 보인다. 설명이 필요 없는 그 욕구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정해진 이유나 명분 따위는 없다. 그런 밤이 있다, 정말로. 별도의 이유 없이 술이 마시고 싶은 밤. 아무것도 아닌 평일 저녁, 혹은 특정한 의식도 없는 주말 밤이 그렇다. 그냥 그런 기분이 드는 것뿐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마음이 일단 들면 안주는 직관적으로 고른다. 뭔가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을 그냥 집어들 뿐인 것으로 보인다. 얼큰한 국물 요리와 단백질의 조합은 혼술 자리에서 무한 반복되는 정석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우엔 얼큰스지 오뎅탕과 닭다리구이 4개였다. 국물 음식과 구성진 고기, 이 대비는 술과 만났을 때 만족감의 차원이 달라진다. 혼술 자리의 안주 선택은 그 사람의 취향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공간인 것으로 보인다. 거창한 코스나 SNS 인증용 음식이 아닌,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만 고르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혼자여야 비로소 보이는 취향이 있다.

술의 순서도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전형적인 흐름을 따랐다. 먼저 시원함을 찾아 한맥 생맥으로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잔으로 목을 축인 다음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새로 소주 1병을 완주하고, 지금 두 번째 병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맥주에서 시작해 소주로 전환되는 이 흐름은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경험했을까. 계절과 상관없이, 혼술과 술자리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패턴인 것으로 보인다. 평범함 속에 우리가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이 반복성에 숨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의 그 행동. 소주잔에 따르기 귀찮아서 병나발을 불고 있다는 것. 이것은 혼술만이 허용하는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를 대접해야 하거나 눈치를 써야 하는 자리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자유로움인 것으로 보인다. 잔에 따를 필요 없이 병입으로 직접 마신다는 건 단순한 귀찮음의 회피를 넘어선다. 그것은 '당연히 지켜야 할' 눈치를 완전히 버릴 수 있다는 자유의 다른 이름인 것으로 보인다. 누가 보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까, 혼술은 그 순간 가장 솔직하다.

혼술의 진정한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거창한 이유가 필요 없다는 것. 로맨틱한 설정이나 정당한 사유가 필요 없다는 것. 그냥 당기는 밤이 있고, 그런 밤엔 자기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병나발을 불든, 국물을 흘리든, 뜨거우면 후후 불고 먹든. 아무도 볼 필요 없는 이 시간이 혼술의 가장 솔직한 얼굴인 것으로 보인다. 특별함이 없어서, 오히려 완벽한 그런 밤. 그게 혼술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 원문 발췌

갑자기 혼술이 땡겨서 안주로는 얼큰스지오뎅탕에 닭다리구이 4개. 소주잔에 따르기 귀찮아서 병나발 불고 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