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폰 사용자가 어느 날 아침, 자신의 기기 화면에 낯선 메시지를 받았다. "iPhone 분실"이라는 텍스트와 함께, 정체 모를 누군가가 쓴 것 같은 문구가 떴다. "당신에게 준비할 시간을 24시간만 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게, 아이폰은 분실된 게 아니라 자신의 손 안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화면을 잠금 해제하려고 계정에 로그인을 시도했을 때 상황이 심각함을 깨달았다. 비밀번호가 이미 누군가에 의해 바뀌어 있었다. 당황한 채로 비밀번호 찾기 절차를 밟으려 했는데, 절차 과정에서 발견한 게 있었다. 자신이 신뢰하는 전화번호라고 등록된 번호가 완전히 다른 번호로 교체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급한 마음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쯤엔 상황은 더 악화돼 있었다. 이번엔 계정에 연결된 이메일 주소가 자신이 모르는 다른 주소로 바뀌어 있었다.
계정의 주요 요소들이 하나씩 교체되는 동안, 피해자의 휴대폰 사진첩에는 의문의 문구가 저장되어 있었다. "텔레그램 계정으로 연락하세요. 만약 48시간 안에 반응이 없으면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겠습니다"라는 협박성 메시지였다. 해킹범이 기기 접근권을 확보한 후 직접 남긴 것으로 보이는 이 문구는,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압박감을 안겨줬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애플 계정이 통째로 탈취되면 기기 자체도 위험에 빠진다는 점이 이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애플 기기는 "활성화 잠금(Activation Lock)"이라는 보안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이것이 계정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계정을 빼앗기면 기기는 사실상 벽돌이 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원래 소유자가 기기를 복구하려고 해도, 계정 재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절차가 얼마나 복잡하고 오래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따라다닌다.
피해자가 할 수 있던 것은 급히 애플 고객센터에 연락하는 것뿐이었다. 고객센터 담당자는 예상과 다른 답변을 건넸다. "이미 해킹범에게 넘어간 계정이라 복구가 어렵습니다"라는 안내였다. 대신 고객센터에서 제시한 방법은 이것이었다. 아이폰이 완전히 잠긴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제품 구입 증빙자료(영수증, 보증서 등)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왜 구입 증빙자료를 직접 제출해야 할까? 이는 애플이라는 플랫폼이 계정 탈취 이후의 소유권 인증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계정이 뜯겨나간 뒤에, 기기의 원래 주인임을 증명하려면 '계정의 보안'이 아니라 '물리적 증거'를 요구하는 구조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플랫폼의 사후 복구 시스템이 얼마나 제한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를 드러낸다.
이후 피해자는 인증 메일을 직접 보냈다. 애플의 안내에 따라 기기의 활성화를 해제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들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고객센터에서 건넨 말은 이것이었다. "이메일 승인까지 근무일 기준으로 5일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그 5일 동안 피해자는 기기가 완전히 잠긴 채로 놓일 가능성 속에서 불안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인증 절차와 후속 대응을 직접 처리해야 했던 피해자는 이 과정 전체에서 애플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 것 같다.
기기 자체는 남았지만 계정은 사라지고, 5일간의 불확실성 속에서 계정 복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2단계 인증이 있어도 계정이 탈취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탈취 이후 플랫폼이 사용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라는 현실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 원문 발췌
화면엔 "준비할 시간을 24시간 드리겠습니다"란 메시지도 나타났다. 이에 애플 계정 로그인을 시도하자 비밀번호가 이미 바뀌어 있었다는 설명이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