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 끝났으니 이제 하나가 되자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지도부도, 당 관계자들도 손을 내밀고 함께 가자는 호소를 한다.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이 통합 요구가 왜 이렇게 공허하게 들릴까.
결국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쪽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실패한 진영에만 일방적으로 결과 수용을 강요하는 것 같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통합이라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쪽이 구체적 행동을 보여주고, 그 다음에 상대방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선 과정을 돌이켜보면 여러 공정성 논란이 있었다고 느낀다. 반칙이라 할 수 있는 일들, 일관되지 않은 절차, 불공정한 줄 세우기 같은 것들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뿐만 아니라 다른 지지자들도 그렇게 본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막판에 집단으로 후보를 내려놓고 특정 인물 지지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정치 행위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이것이 민주적 절차인가, 아니면 조직적 용역에 가까운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야당 진영 내에서도 '싫으면 나가라'는 식의 압박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이 야당 지지자들에게 했던 말과 똑같은 문구가 반복되고 있다. 결국 상대를 비판하다 보니 본인들도 닮아가는 모순이 생기는 것 같다. 어쩌면 내심으로는 온건론자들의 탈당을 원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 지지자로서 이 대통령에 대해 처음 느낀 감정을 꼽자면 '결연함'이었다. 지난 정치 경력부터 눈여겨봐온 이들에겐 그는 전투적인 개혁가로 보였다. *** 전 대통령처럼 기존 질서에 맞서는 강단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였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했을 때 시원하고 단호한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현재의 실망도 크다. 청렴하고 능력이 있으며 배짱 있는 자랑스러운 지도자라고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의 배신은 외부로부터의 공격보다 훨씬 깊게 상처를 남긴다. 이는 *** 당 지지자들이 과거 여러 번 겪은 감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로 인해 오히려 당원으로서의 결심은 더욱 굳어졌다고 할 수 있다. 탈당을 선택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지하는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적극적이고 때로 맹목적인 지지자였다면, 이제는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지지자가 되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결정과 행동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그것이 정당한지 계속 묻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진정한 통합이란 결과 수용만을 강요하기 전에, 과정의 공정성부터 개선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 원문 발췌
경선 과정에서 있던 온갖 반칙들, 개입들, 줄서기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 하나가 됩시다 하면 하나가 되리라 생각하세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적극적, 일방적 지지자였다면 이제는 비판적, 객관적 지지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