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주한 공관의 공식 계정이 SNS를 통해 한국의 광복절을 축하하는 글을 게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국왕 명의의 축전이었다. 겉으로는 국제 외교의 정상적인 의례처럼 보이는 이 축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묘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한반도의 일제 식민 지배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날인 것으로 보인다. 이 날마다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들은 관례적으로 축전을 주고받는다. 미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주요국들이 거의 빠짐없이 한국 정부나 국민에게 "해방을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각국의 대사나 정상, 국왕이 직접 축하 메시지를 담아내기도 한다. 국제 외교 관례상 이는 자연스럽고 예의 바른 의전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특이할 게 없다. 그런데 그 축전이 영국에서 왔을 때, 뭔가 미묘한 감정이 생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이 이 감정을 명확하게 포착했다는 반응이 있었다. "자기네 식민지 아니었던 나라 고르느라 힘들었을 듯"이라는 풍자적 표현이 달렸는데, 그 댓글이 담은 의미를 읽어보면 이렇다: 세상에 영국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나라가 수없이 많다면, 그들은 왜 영국의 '해방 축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까? 역으로 말해서, 한국은 영국의 직접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기에 이런 의례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국과 한국의 관계를 보면, 이 지적의 타당성이 더 두드러진다. 영국은 한국의 주요 우호국이며, 1950년 한국전쟁 당시 UN군에 참전한 국가다. 국제법상 우호국이고, 한반도 현대사에서 한국 편에 섰던 나라다.
그러나 동시에 영국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세계 곳곳에서 광범위한 식민 지배를 행사했던 나라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인도, 홍콩, 이집트, 케냐,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등 수십 개 국가와 지역이 영국의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다. 이들 나라와 국민들에게 영국이 '해방의 축하자'라는 입장을 취할 때, 어떤 감정이 들 것인가. 이것이 댓글이 던지는 역사적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반응은 영국의 외교 의례 자체를 비난하려는 것이라기보다, 그 행위 뒤에 숨은 역사적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지적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이 영국의 이런 축전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외교 관례상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이 드러낸 점은, 의례적 외교 현상의 뒤에는 항상 역사라는 무거운 배경이 깔려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 터져나온 한 줄의 댓글은 그런 역사적 맥락을 빼놓을 수 없다는 감각을 환기시켰다. 적절함과 부적절함을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단순한 외교 절차 뒤에 세계사의 그림자가 항상 존재한다는 점을 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자기네 식민지 아니었던 나라 고르느라 힘들었을 듯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