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게임쇼(TGS)는 게이머들의 성지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실제론 꼭 콘솔과 게임에 진심인 사람들만 참가하는 건 아니다. 한 클린 게시판 누리꾼이 올린 글에서 드러나는 고민 — 자신은 콘솔 유저가 아닌데도 도쿄 게임쇼를 갈 만한지, 올해가 30주년이라는 게 정말 특별할지 — 은 생각보다 흔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갈지 말지 정하기 힘든 사람이 적지 않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TGS의 특성상 많은 참가자가 업계 종사자나 열광적 게이머일 테지만, 행사 자체는 일반 관람객에게도 열려 있다. 실제로 게임 자체에 깊은 관심이 없어도 대형 전시회의 에너지, 특이한 부스 디자인, 성우나 크리에이터 만남, 한정판 굿즈 같은 체험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꽤 있는 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도쿄라는 도시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라면, 게임쇼는 일정 속 '한 구간'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현장의 분위기만으로도 뭔가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멀리서나마 트렌드가 뭔지 눈으로 확인하는 경험도 가능하다.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느끼는 규모는 차원이 다르다. 콘솔 게임에 관심이 없더라도 '국제적 게임 산업 이벤트의 현장'이라는 경험 자체는 나름의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주년 행사는 그 해 특별 전시, 역사 회고 코너, 한정판 굿즈 같은 추가 요소를 갖추는 경향이 있다. 평상시 게임쇼보다 '볼거리 자체'가 풍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콘솔 게임에 크게 관심 없어도 "특별한 회차"라는 설정만으로 방문 동기가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역사 회고 섹션이라면 게임 팬이 아닌 일반인도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 있을 테다.

당연히 현실은 다를 수 있다. 부스 대부분이 신작 게임이나 콘솔 기술 시연에 할애돼 있으면, 비게이머 입장에서는 설명만 들어서는 감흥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혼잡도 만만치 않다. 특정 성우나 유명 크리에이터의 무대가 없는 시간대에는 할 게 없을 수 있다는 점도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입장료를 내고 가는 만큼 기대와 현실의 낙차로 아쉬움을 느낄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이 누리꾼이 느끼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갈까 말까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도파민 뿜뿜"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일정 고민을 넘는다. 여행이나 특별한 이벤트 계획을 세우는 기대감은, 실제로 경험하는 순간만큼이나 심리적 즐거움을 준다는 게 행동심리학의 정설인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하고, 고민하고, 조건을 따져보는 과정 속에서 이미 그 경험의 일부를 누리고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통상 우리는 "가봐야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그 시간 자체도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한다. 새로운 곳을 다녀올 때 얻는 기대감은 실제 이동, 현장 체험만큼 신체적·심리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들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갈까 말까"라는 고민 속에서도 충분히 여행과 이벤트의 맛을 보고 있는 중일 수 있다.

결국 도쿄 게임쇼를 갈지 말지는 게임에 대한 애정 정도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 수도 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인의 호기심, 그리고 미지의 것을 향한 기대감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갈지 말지 고민하는 이 시간도 이미 그 여행의 일부라면, 서둘러 판단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 원문 발췌

콘솔 유저가 아니라서 큰 의미 없으려나 싶기도 하다가도, 30주년이라는데 좀 특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고민하는 그 과정 자체가 도파민 뿜뿜이에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