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독립한 부부라면 시댁의 간섭도 덜할 거라고 기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 3년, 30대 부부의 이야기다.
신혼집을 마련할 때 시댁은 돈 한 푼 지원하지 않았다. 신랑이 60%, 신부가 40%를 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식 비용도 마찬가지. 친정에서 주는 것들도 있었지만, 시댁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돈을 받지 않았으니, 삶에 간섭도 받지 않을 거라는 순진한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착각인지 금방 알게 된다.
시할머니는 결혼 직후부터 끊임없이 물었다. 첫 만남에서는 신부의 친정아버지를 면전에서 깎아내렸다. '니 아버지도 여물지 못했다더니'라는 말에 신부는 망연자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건 신랑이랑만 주고받은 얘기인데, 왜 할머니까지 알고 있고, 온 친척 앞에서 큰소리로 지적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수치감이 들었다. 그런데 신랑은 '이게 뭐가 수치냐'며 딱 잘라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신을 재촉하는 전화는 끔찍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신 계획도 없던 시기에 일주일에 2~3번 걸려왔다. '왜 아직도 안 됐냐', '이상한 거 아니냐'는 질문 폭격. 밤늦게 전화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신부는 회사일로 체력이 빠져있었고, 신혼집 비용으로 돈도 없었다. 임신 같은 건 남의 일처럼 먼 얘기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신랑의 대처가 드러난다. '할머니한테 계획 없다고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다'며 신부에게 '그냥 언젠간 될 거라고, 네네하고 끝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란 것. 대화가 빨리 끝나니까. 신부는 임신 계획이 없는데도 굳이 임신을 못 하는 여성처럼 취급받으며, 계속 안심시켜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흥미로운 건 신랑의 이 방식이 모든 일에 적용됐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가 종교 다닐 것을 강요할 때도 '강요하지 말라고 해도 못 알아듣는다'며 거짓말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회 다니고 있다'고, '십일조 내고 있다'고. 할머니가 신부에게 직접 전화하라고 할 때도 '네네 해놓고 실제로는 안 하면 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부가 전화하면 잔소리만 나올 테니까.
남편의 논리는 일관되었다. 단기적으로 할머니와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는 것. 문제는 이 모든 불쾌함과 거짓말의 부담을 신부가 혼자 지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출산 후유증이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첫째를 낳고 폐에 물이 차 호흡이 어려워져 응급 조치를 받았다. 반년을 약을 먹으며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건강상 이유로 둘째는 계획이 없었다. 대신 첫째를 잘 키우고 나중을 대비하고 싶었다. 그래서 빨리 직장으로 돌아가야 했고, 돈을 모아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먹는 것도 배달음식은 거의 안 하고, 자신이 사는 옷도 1년에 한 번도 못 샀다. 한 달에 60만 원으로 세 사람의 생활비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 와중에 할머니가 했던 말: '아이를 더 낳아라. 그리고 빨리 일을 다시 시작해라. 아이를 시어머니한테 맡기면 된다. 그리고 대출금도 넷이 함께 갚는 게 맞지 않냐.' 냉소가 나왔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부가 당황한 목소리로 '애기를 시어머니에게 맡기라고요?'라고 반문하니 신랑은 짜증 내며 막았다. 말대꾸하면 대화가 길어진다며 '알겠다고 네네하고 끝내'라고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부는 그냥 그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랑의 입장은 이랬다. 할머니가 출산 후유증으로 장기가 훼손됐다는 걸 이해 못 할 테니, 그냥 아이도 더 낳을 거라고 말하고 무시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
정리하면 신부가 깨달은 건 이거였다. 시할머니의 간섭은 물론 힘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신뢰를 무너뜨린 건 아니었다. 신랑이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을 계속 침묵 강요한 것, 그리고 자신 편이 아니라 갈등 회피 편이었던 것. 그게 더 상처였다는 거다.
이제 그는 묻는다. 이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
📌 원문 발췌
어차피 할머니한테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다며 그냥 네네하라고 했습니다. 대화가 빨리 끝나기 때문에 네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하였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