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연애하고 결혼한 부부의 관계가 침묵으로 채워지고 있다.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남편의 사연에 따르면, 아내는 몇 개월째 자발적인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남편의 설명에 의하면 경제적으로 부족한 게 없다. 충분한 생활비를 벌어다 주었고, 형편도 꽤 풍족한 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왜 아내는 침묵을 선택했을까. 사연을 자세히 읽으면, 남편이 스스로 그 답을 이미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편의 고백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하나 있다. "저도 너무 힘들어서 말을 아끼고 폰만 보던 게 맞는데." 이 문장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온 남편은 피곤함을 이유로 아내와 대화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파에 앉아 폰 화면만 바라봤던 그 시간이 하루, 보름, 몇 개월로 쌓여갔다. 아내는 그 옆에서 아이를 돌봤다. 밥을 차렸다. 집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이 옆에 있었지만, 그 사람과 대화하거나 눈을 마주칠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이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하고 나오니 피곤하지, 라며.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고 일상이 되면 어떤 감정이 남을까. 말을 건네다 폰만 들려다보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무엇을 느꼈을까. "내 말이 중요하지 않구나" "나는 이 사람의 관심 밖이구나" 같은 생각이 차곡차곡 쌓였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아내의 상태는 흥미롭다. 남편의 표현에 따르면,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집안일은 깔끔하게 처리해둔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를 보고, 밥을 하고, 집을 치우는 일은 여전히 충실하다. 하지만 자발적인 대화는 없다. 이것은 무심함이 아니라 일종의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정서적 에너지를 이 관계에 소비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아내는 여전히 아내의 역할을 하지만, 마음의 문은 닫아버린 것으로 보인다.

부부 관계에서 경제적 책임과 정서적 책임은 같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을 벌어다 주는 것도 중요하고, 함께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인데, 이 두 가지는 서로 대체될 수 없다. 남편은 생활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히 벌어다 줬는데"라는 항변 속에 그 집중이 드러난다. 하지만 아내가 진짜 필요했던 건, 그 돈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의 관심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퇴근 후 피곤하더라도 짧은 대화를 나누기, 아내의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보기, 같은 방에 있는 상대를 의식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기. 거창해 보이지 않는 이 것들이 관계의 기초를 이룬다. 그런데 10년의 세월 속에서 이 기초가 얼마나 약해져 왔는지, 남편은 지금에야 깨닫는 것 같다. 아내의 침묵 뒤에는 오랜 외로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집에 살지만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 대화하고 싶어도 상대가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한계감. 그것이 며칠, 몇 주를 거쳐 지금의 침묵으로 변했던 것 아닐까.

남편이 "어떻게 해야 될까"라고 묻는 것은 결국 이런 것일 텐데—경제와 정서 사이의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한다는 게 얼마나 절실한지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저도 너무 힘들어서 말을 아끼고 폰만 보던 게 맞는데, 어느날부터 아무말도 안 합니다. 묻는 말에 대답만 하고 집안일만 깔끔하게 처리해둡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