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달려가 표를 끊은 건 한참 만이었다. 스포일러를 의식한 나머지 감상기는 물론 예고편도 피하고, 어제 밤 극장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까지 신중하게 준비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극장 선택 자체가 이번 관람의 성공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영화라도 어느 상영관에서 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느껴진 순간이었다. 감각 중심의 영화를 즐기려면, 극장 환경이 선택의 충분조건이 되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액션영화에 까칠한 성격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스펙터클은 싱겁게 느껴지고, 극 중반쯤 되면 휴대폰이 자꾸 떠오른다. 그 정도로 몰입이 쉽지 않은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자다가 깨기도 한다. 심지어 대규모 놀이공원의 대표 어트랙션도 반쯤 식었을 정도니까. 즉, 나는 영화적 도파민을 얻기 위해선 보통 영화들보다 훨씬 높은 자극을 요구하는 관객이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이 과연 뭐가 마음에 들 수 있을까. 회의적인 상태에서 호프 극장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예상을 깨는 방향이었다. 최근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로, 액션영화에서 이렇게까지 주의력을 빼앗긴 적이 없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라고 해도, 그건 거대한 서사와 여러 캐릭터 간 갈등이라는 토대가 있었다. 하지만 호프는 다르다. 극단적인 감각 자극 위에만 모든 것이 건설되어 있다. 그조차 내가 쉽게 포기하는 스타일의 영화인데도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았다는 게 이 작품의 위력을 말해준다.

호프라는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건, 스토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곡성처럼 플롯을 따라가며 분석할 여유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말이 많던 특수효과에 대해서도 나는 거부감을 못 느꼈다. 오히려 그 모든 것이 신체에 직접 침투해 들어왔다.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몸 전체가 영상에 휘감기는 경험인 것으로 보인다. 극도의 몰입이 일어나면 기본적인 생리 욕구도 후순위로 밀린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비유가 있다면, 고속 놀이기구를 정확히 2시간 반 동안 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오, 오, 아, 아~' 하다가 언제 끝났는지도 모르고 내려온다는 뜻. 호프는 그런 종류의 영화다.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신체가 이성보다 먼저 반응한다. 평소처럼 폰을 들었을 법한 순간도 없었다. 자고 싶었을 틈도 없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모두 인상적이었다. *** 배우와 *** 배우의 존재감이 두드러졌고, *** 배우의 연기도 이 높은 긴장감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한 사람의 개인적인 감상일 따름인 것으로 보인다. 호프를 스토리 논리 중심으로 본 사람, 특수효과에 의존한다고 느낀 사람도 분명 있을 거다. 다만 이런 신체 감각적 관점에서 영화를 체험한 관객도 있다는 걸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 원문 발췌

이 영화는 생각이란걸 할 필요가 없어요. ***의 ***를 2시간반동안 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