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엄마 쪽 유전인 것으로 보인다" — 이런 말이 한번 도나 자꾸 설득력이 생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누군가는 친구에게서 들었다는 식으로 이 속설을 꺼낸다. 특히 대규모 재벌 가족이나 유명 인사 부부의 키 차이를 예로 들면서 "남편은 작아도 아내가 크니까 아이들도 결국 커졌다"는 식의 설명이 따라다닌다. 실제로 눈에 띄는 사례들을 보면 속설이 더욱 강해진다. 결국 이야기는 "엄마 키만 봐도 자녀 키가 결정된다"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굳어진다.

그러나 키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과학적으로 보면 키는 한두 개 유전자의 결과가 아니라, 수십 개 이상의 유전자가 매우 복잡하게 작용하는 '다인자 형질'인 것으로 보인다. 모계 유전이라는 속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X염색체에 키 관련 유전자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생물학적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사실이 과도하게 단순화되면서 "엄마 키가 전부"라는 오해가 커져 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부계 유전자 역시 자녀 키에 동등하게 영향을 끼친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유전이 키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 유전의 기여도는 대략 6080% 정도로 추정된다. 나머지 2040%는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의 영양 섭취 상태, 밤잠의 질, 신체 활동량, 거주 환경 같은 후천적 요인들이 담당한다. 같은 부모에게서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형제자매도 성장기 동안의 식단, 수면, 운동 습관이 달라지면 최종적으로 5cm 이상 키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흥미로운 건 시대별 비교다. 과거 세대와 현재 세대를 비교해 보면 평균 키의 증가폭이 상당하다. 이 변화의 주요 원인이 유전자 풀의 변화라기보다는 영양 개선과 의료 환경 발전, 생활 조건 개선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유전만으로 키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부모 키가 작은 집안의 아이들도 충분한 영양과 좋은 생활 환경이 주어지면 예상보다 크게 자라곤 한다.

반대로 부모 키가 크다고 해서 자녀가 반드시 그 기대치에 미칠 리는 없다. 청소년기의 영양 결핍이나 만성 수면 부족이 있으면 유전적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결국 "엄마 키가 크면 아이도 커"라는 속설에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 부모의 키가 작더라도 성장기에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숙면, 정기적인 신체 활동 같은 기본을 챙긴다면 유전적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 키라는 건 부모의 일방적인 선물이 아니라, 가정에서의 생활 습관과 환경 관리가 함께 빚어내는 결과다.


📌 원문 발췌

친구가 그렇다는데 진짜 맞아? *** 회장이 키는 안커도 부인이 커서 자식들도 크다 라던데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