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에너지 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UAE가 대외적 외교 협상이 아닌 물리적 인프라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위상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초일류 전략 요충지로, 이란이 국제 분쟁 상황에서 봉쇄를 일삼아온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험에 맞서기 위해 UAE는 이미 2012년 아부다비 유전과 푸자이라 항구를 연결하는 송유관(ADCOP)을 완공한 바 있으나, 이 통로만으로는 완전한 독립이 불가능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 송유관의 일일 수송 용량이 150만 배럴에 그쳐 UAE 전체 산유량의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UAE가 호르무즈 해협의 의존도를 제로로 만들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계획의 골자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항구 인프라의 다변화가 제시됐다. 오만만 연안에 위치한 딥바와 코르파칸 같은 기존 항구들을 대폭 확장하고, 이들 지역에 추가로 최소 1곳 이상의 새로운 항구를 신설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항구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칠 필요 없이 독립적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또한 송유관 네트워크의 확충도 포함됐다. UAE는 푸자이라 항구의 수출 능력을 2배로 늘리기 위해 현재 두 번째 송유관을 건설 중에 있으며, 세 번째 송유관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됐다. 이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셋째는 육상 교통망의 확충인 것으로 보인다. 서부의 유전 지역에서 오만만 연안의 항구들을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망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다만 이 프로젝트들이 현실화되기까진 여러 과제가 있어 보인다. 현재 이들 계획이 기획 단계에 머물러 있고,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투자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정확한 규모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UAE 관계자는 "방향성은 이미 확정됐다"고 밝히면서도 "추진을 위한 전체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현 단계가 아직 검토 수준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계획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위기 대응 차원을 넘어선다.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확보하려는 시도는 중동 에너지 지정학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UAE가 호르무즈 의존을 구조적으로 무력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란 등이 가능한 해협 봉쇄 위협이 상당히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 원문 발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아도 되는 동부의 오만만 연안 항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최소 1곳의 항구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아부다비의 유전과 푸자이라 항구를 직접 연결한 송유관의 수송 용량은 일일 최대 150만 배럴로, UAE 산유량의 절반에 못 미친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