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결혼 후 몇 차례 함께 참석한 대학 동기 모임이 있다.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졸업한 지 1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만나고 있으며, 때로는 여행도 함께 가고 부부가 동반하는 자리도 자주 있다고 한다. 그렇게 순조롭던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은 모임의 한 멤버에 대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였다. 그 멤버가 남편이 대학 시절 약 2년간 만났던 전 여자친구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오래전 일이고, 둘 다 결혼한 지금 쌍방 모두 새로운 배우자와의 관계 속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고 난 후 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어색함이 쌓여갔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 시절의 옛 이야기가 나올 때 문제가 느껴진다고 한다. 둘만 공유하는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주변 친구들도 '너희 그때 진짜 오래 만났잖아'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건넬 때, 자신이 그 공유된 기억의 '바깥'에 있다는 감각을 느낀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감정의 정체는 질투라기보다 '소외감'이고, 더 정확히는 정보 비대칭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아내는 남편과 전 여자친구가 함께 웃는 장면에서, 자신은 그 웃음의 의미와 배경을 온전히 알 수 없는 위치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편을 믿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결혼 이전의 오래된 관계망에 새로운 배우자가 '외부인'으로 편입되는 구조적 어색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관계의 투명성 결여' 상태라고 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내가 남편에게 건넨 제안은 "굳이 계속 그렇게 자주 볼 필요는 없지 않냐"였다고 한다. 즉, 모임의 빈도를 줄이자는 의미였던 것 같다. 그런데 남편은 이 말을 "친구를 끊으라는 건가"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문제를 말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보기에는 이것이 10년이 넘은 오랜 우정의 단절을 요구하는 것처럼 들린 반면, 아내가 말하려던 것은 '거리 두기', 즉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참석 빈도의 조절이었다.

아내가 스스로도 의식하고 있는 의문을 제기한다. "반대로 내가 옛 남자친구와 같은 모임을 계속 다녔다면, 남편은 정말 아무렇지 않았을까?" 이 역할 역전의 가정적 질문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는 것으로 보인다. 양쪽이 함께 이 질문을 풀어본다면, 상황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더 명확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갈등의 해결책은 모임에 계속 참석할 것인가, 아니면 빈도를 줄일 것인가의 선택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남편이 아내를 그 오래된 관계망과 공유된 기억의 '서사 안에' 얼마나 포함시키려고 하는가의 문제로 해석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내를 그저 수동적 동반자가 아닌 모임 내 '주체'로 대우하고, 그 에피소드들을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초대하는 태도가 더 결정적일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아내를 "속 좁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로 보인다. 아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성숙하지 못한 감정이 아니라, 결혼 후 남편의 전 연인과의 지속적인 친분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모호해지는 경험에서 비롯된 정당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저는 끊으라는 게 아니라 조금 거리를 두자는 의미였는데 남편은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