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한 정당의 고위 대변인이 방송에 출연해 특정 후보자의 낙선 이유를 설명하며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자신들의 기준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곧이어 제기된 의문이 더 컸다. 그렇다면 왜 같은 당의 다른 인물에게는 그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가 하는 것이다.

의혹의 대상이 된 인물을 살펴보면, 대부업 관련 의혹과 불법적인 토지 용도 변경 의혹이 지적되어 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보수 진영 인사들에게 주로 제기되던 '구태적 비리' 범주에 속한다. 진보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도덕성을 당의 차별화 근거로 삼아온 정당에게, 자신의 진영 후보가 유사한 의혹을 받는 것 자체는 신뢰 기반을 훼손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해당 당이 이 인물을 끝까지 감싸기로 결정했던 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보궐선거나 재선거 국면에서 당의 입장을 결정하는 순간, 개별 인물의 도덕성보다 당의 정치적 이익 계산이 우선되는 현실이 작동한다. 한 번 공천한 후보를 버릴 수 없다는 당론, 그리고 지역 정치 지형과 진영 내 역학관계라는 현실적 압박이 함께 작동한다. 당의 성격이 무엇이든 선거를 앞두면 개별 의혹은 '내부 문제'로 치부되고, 당론이 우선되는 패턴은 반복된다.

결국 이 사건이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당다움'이라는 기준 자체의 허술함이다. 당의 고위 인사가 "우리 방식이 다르다"고 외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비리 의혹에 놓인 인물을 감싸는 모순. 진보 정체성으로 신뢰를 쌓으려던 정당이 스스로 그 기준을 훼손하는 형국이다. 보수 진영이 마찬가지 구조를 더 적극적으로 반복해온 까닭에, 차별화라는 명분이 무너질 때의 타격은 더욱 치명적이다.

지지층의 반발이 깊어지는 이유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다. 당을 지지한 근본적 이유, 즉 기존 정치와의 차별성이라는 근거가 무너지는 경험에 가깝다. 야당도 결국 같은 방식으로 의혹을 감싼다면, 지지층은 더 이상 투표소에서 진보를 선택할 이유를 잃게 된다. 정당성의 기반이 부식되는 순간, 구성원의 이탈은 필연이 된다.


📌 원문 발췌

전혀 민주당스럽지 않은 비리의 종합선물세트를 위해서 선거를 말아 쳐드린 건 그 때문이었구나. 그럼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잖아.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