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조용히 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세'의 축소가 있다. 한때 한국 전월세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던 전세는 이제 점점 사라지는 중이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세입자들, 특히 자산 축적 초기 단계인 젊은 세대에게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세가 줄어드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임대인의 입장을 봐야 한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전세금이 거대한 비이자 대출이나 다름없었다. 월세 수익이 낮으면, 적어도 목돈을 무이자로 얻을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금리가 올랐다.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제 수익이 생기는 세상이다. 결과는 명백했다. 임대인들은 월세로 눈을 돌렸다. 월세면 매달 현금 흐름도 확보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도 더 유리해진다. 개인의 선택이 모이면 시장이 되고, 시장이 모이면 구조가 된다.

그런데 월세로 간다고 해서 세입자의 부담이 줄어든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요즘 월세는 보증금 없는 순수 월세가 아니다. 반전세와 반월세가 대부분이다. 반전세는 전세금의 절반 수준을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절반을 월세로 내는 방식이다. 반월세는 보증금과 월세를 섞은 형태다. 결과적으로 세입자는 '목돈'과 '월급'을 동시에 내야 하는 함정에 빠진다. 전세일 때는 계약 만료 시점에 돈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돌려받을 보증금 때문에 새 집을 구하기도 어렵다. 목돈이 묶여 있으니까.

더 나쁜 건, 남은 전세 매물에 대한 수요가 폭주한다는 점이다. 전세를 원하는 세입자는 많은데, 공급할 전세는 점점 사라진다. 기본적인 수급 논리에 따라 전세 가격이 올라간다. 그나마 남은 전세는 비싼 전세다. 월세를 택할지, 비싼 전세를 택할지, 아니면 반전세·반월세의 이중 부담을 택할지. 선택지가 줄어들었는데 비용은 늘어난 형국이다.

이 모든 구조적 변화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2030 세대다. 그들은 자산 축적 초기 단계다. 결혼 자금도 모아야 하고, 본격적인 적금·투자도 시작해야 할 나이다. 이런 와중에 주거비가 갑자기 오른다. 반전세·반월세 형태로 목돈을 빼앗기고, 그 다음에도 월세를 내야 한다. 전세 시대에는 '목돈을 둬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돈이 반영구적으로 묶인다. 자산 형성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누군가는 시간 차이로 저금리 전세를 얻었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비싼 반전세·반월세만 선택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 구조의 변화가 세대 간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 원문 발췌

요즘은 반전세 / 반월세로 보증금이 큰 경우가 대부분임. 남은 전세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얼마 있지도않아서 더 오르는중

원본 출처: 더쿠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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