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한국 가정의 월급처럼 떨어지는 고정비다. 매달 빠져나가는 구독료에 투덜대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계약을 끊지 못한다. 그 배경에 하나의 블랙코미디가 있다. 바로 '바퀴벌레 협회와 거래한다'는 농담이다.

2000년대 초부터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떠도는 이 도시전설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정기방문날 공들여 관리받은 방에 딱 1마리가 나타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혹시 계약 유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방을 완전히 비우지 않는 건 아닐까? 해지하면 더 많이 들어올까?'

***에 가입한 사람들 사이에선 '정기구독 중엔 개수를 조절한다'는 식의 표현이 농담으로 회자된다. 더 자극적인 버전은 '방을 깨끗하게 비워놓으면 의심하므로, 신뢰를 유지하려고 한두 마리는 의도적으로 남겨둔다'는 식의 설정까지 붙는다. 웃음과 진지함이 섞인 이 밈이 십년 이상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방역 서비스 자체의 구조적 특징에 있다.

방역은 '없음의 증명'이다. 효과를 확인하려면 '해충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관찰해야 하는데, 이는 무언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수동적 증거다. 소비자 입장에선 '정말 이게 효과가 있는 건가?'라는 의문을 떨쳐내기 어렵다. 어떤 달엔 전월보다 더 많이 보이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자연스럽게 줄었다 늘었다 반복된다. 이런 모호함 속에서 '혹시 계약 때문일까'라는 의심과 '계약을 끊으면 더 늘어나지 않을까'라는 공포가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를 해지했더니 엄청 많이 나왔다'는 후기들이 계속 올라온다. 논리적으로는, 구독 유지 시 상태와 해지 후 상태 사이에 많은 변수(계절, 건물 상태, 이웃 여건)가 작용한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돈을 낸 기간엔 적었고, 안 낸 기간엔 많았다'는 시간적 인과관계는 매우 설득력 있게 작동한다. 한번 이렇게 해석되면,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마치 필수 보험처럼 느껴진다.

결국 이 밈은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포기감이 섞여 만들어진 블랙코미디다. 높은 비용을 계속 내면서도 효과를 명확히 체감하기 어렵다는 답답함, 그리고 끊으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합쳐진 결과다. *** 같은 구독형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소비자들이 그 효율성을 판단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이런 농담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 생성될 것이다.


📌 원문 발췌

*** 가입기간동안 바퀴벌레협회에서 방 비워주기로 계약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방을 완전히 비우면 의심하니까 한두마리정도만 희생해주는 조건이더라구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