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환자들이 몇 시간을 기다리고, 지방의 작은 의료 기관들이 다음 달 운영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 이것들은 이미 의료 현장에서 현실화된 문제들인 것으로 보인다. 의료 공급 부족의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의대 증원 때문이라는 주장을 봤을 때, 논리적으로 뭔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는 "의대 증원이 아직 시작도 제대로 못 했는데, 왜 현재의 문제들을 증원 탓으로 돌리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증원이 의료 현장에 실제로 영향을 끼칠 단계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수년간의 정부와 의료 현장 간 팽팽한 대립 끝에 겨우 추진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의사 단체의 거센 반발로 인해 증원 추진이 여러 번 무산되어 왔다. 정책 결정까지 실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와서야 증원이 확정되어, 내년부터 추가 정원이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현재의 단계는 '의과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것뿐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따라가 보자. 의과대학 교육 6년을 마쳐야 한다. 그 다음엔 의사 면허 시험을 거쳐야 하고, 그 후 인턴 과정과 레지던트 과정이라는 실습 단계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합치면 최소 6년 이상이 더 필요하다. 아무리 빨리 진도를 나가도, 현재 입학한 증원 학생들이 실제로 의료 현장에 나가는 의사로 일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응급실 과부하, 지방 의료 기관의 문제들이 '의대 증원'의 결과일 수 있을까? 아직 의료 현장에 배출되지도 않은 의사 집단이 현재의 의료 문제를 만들 수는 없어 보인다.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원인이 일어나기도 전에 결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는 논리다.
다른 각도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의료 증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의료 공급이 구조적으로 뒤처져 온 측면이 크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료 현장의 강한 반발 앞에서 증원 정책을 미루고 또 미루는 동안, 그 시간 속에서 의료 수급의 불균형이 계속 누적되어 왔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그 누적된 문제들이 응급실 위기, 지방 의료 공백 같은 형태로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의 의료 위기는 '증원이 일어나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 '증원이 일어나지 않았던 그 시간 동안 쌓여 온 구조적 문제'의 현주소라고 볼 여지가 있다.
증원 정책 자체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정책의 방향성이 옳은지, 규모가 적절한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어떤 주장을 펼치든,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현재의 문제를 누가 만들었으며, 정확히 무엇이 원인이고, 어떤 시간 순서로 일들이 연결되는지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과관계의 토대가 흔들리면, 그 위에서 아무리 열심히 논쟁을 해도 서로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원문 발췌
내년에 증원되서 들어오니 응급실 뺑뺑이, 지방 의료 붕괴가 일어난 건가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